UFO는 진짜 있을까? 미 국방부 'UFO 비밀연구' 진행 첫 인정
[경향신문] 미국 국방부가 5년 전까지 미확인비행물체(UFO)에 대한 비밀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고 뉴욕타임즈(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방부가 UFO와 관련된 연구 활동의 존재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YT에 따르면 국방부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연간 전체 예산 6000억달러(약 654조원) 중 2200만달러(약 240억)를 들여 ‘고등 항공우주 위협 식별프로그램’(Advanced Aerospace Threat Identification Program)라는 이름의 UFO 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국방부 대변인은 2012년 해당 프로그램을 공식 중단했다고 밝혔으나, NYT는 예산 지원만 중단됐을 뿐 연구는 최근까지 계속돼왔다고 덧붙였다.
UFO 연구 프로그램은 2007년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업무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각종 미확인 비행 현상을 기록한 영상이나 음성 자료를 수집한 뒤, 이를 분석하는 일을 맡았다. ‘아우라’를 뿜어내며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미확인 비행물체와 미군 항공기가 조우하는 영상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연구팀은 UFO와 조우한 사람의 증언을 청취한 뒤, 그들이 겪는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연구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예산은 당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였던 해리 리드가 요청해 확보했다. 예산 대부분도 리드의 오랜 친구이자 부동산 재벌인 로버트 비글로가 운영하는 우주항공회사에 배정됐다. 비글로는 지난 5월 CBS와의 인터뷰에서 “외계인과 UFO의 존재를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할 정도로 UFO의 존재에 강한 확신을 가진 인물이다. 리드는 2007년 친구 비글로가 진행하는 UFO 연구를 둘러본 뒤, 2명의 상원의원과 함께 정부 차원의 UFO 연구 프로그램을 추진하자고 뜻을 모았다.
프로그램 활동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 리드를 포함한 3명의 상원의원은 UFO 연구가 의회 내에서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국방부 예산안에도 기밀 활동으로 처리됐다. 리드조차 “소위 검은 돈(so-called black money)이었다” 표현했을 정도다. 일부 UFO 목격담의 경우 국방부 지휘 체계에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리드 대표는 “연구진들이 비웃음을 당하거나 낙인이 찍히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로젝트 참여한 당사자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NYT에 따르면 리드는 은퇴 후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UFO 연구는) 내가 의회에서 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다.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연구 책임자였던 루이스 엘리젠도 국방부 정보관은 지난 10월 “왜 UFO에 연구에 더 많은 시간과 예산을 쏟지 않냐”는 내용의 항의성 서한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 보낸 뒤 스스로 국방부를 떠났다.
NYT는 UFO가 미국의 오랜 연구 대상이었다고 보도했다. 미 공군은 1947년 UFO 연구를 시작한 뒤, 1952년부터 ‘블루 북 프로젝트’라는 코드명에 따라 1만 2000건이 넘는 UFO 목격 사실에 대해 조사했다. 미 공군은 1969년 연구를 종료하면서 대부분의 비행물체가 별이나 구름, 전통적 항공기나 정찰기였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701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명하지 못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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