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24시] '왕훙'이 뭐길래.. 中젊은이들 인터넷 개인방송 열풍

양정대 입력 2017. 12. 17. 16:34 수정 2017. 12. 17. 20: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 매체 재신망(財新網)은 최근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10개 중 하나가 왕훙(網紅ㆍ인터넷 스타)이라는 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사회 변화의 반영이지만 결코 달갑지만은 않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취업난이 가중되고 인터넷쇼핑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중국 사회에서 왕훙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가 쉽게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 선호하는 직업으로 부상

플랫폼 100곳, 3억5000만명 시청

자극적 영상에 규제 목소리 커져

중국의 유명 '왕훙' 원즈샤가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화장품을 소개하는 모습. 웨이보

중국 매체 재신망(財新網)은 최근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10개 중 하나가 왕훙(網紅ㆍ인터넷 스타)이라는 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사회 변화의 반영이지만 결코 달갑지만은 않다”고 평가했다. 앞서 텐센트 연구소는 지난 5월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BJ 4,500명으로 대상으로 월수입을 조사한 결과 1만위안(약 165만원) 이상은 겨우 5%에 불과했고 70% 이상은 100위안(약 1만6,500원) 미만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에는 인터넷 망이 확산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보편화하면서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만 100곳이 넘을 정도로 인터넷 개인방송이 보편화해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이를 시청하거나 직접 BJ로 활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은 숫자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일부는 개인적으로 취미활동을 하거나 지인들과의 소통 창구로 활용하는 수준이지만, 상당수는 패션ㆍ화장품ㆍ음식ㆍ여행ㆍ게임ㆍ유아용품 등의 판매와 직ㆍ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연 수입이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몇몇 유명 왕훙의 신기루를 좇는 것이다.

투자은행 크레딧 스위스의 추산에 따르면 BJ로 활동하는 중국 젊은이들은 350만명이 넘고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을 통해 이를 시청하는 사람은 3억5,000만명에 달한다. 올해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23% 성장한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로 지난해 중국의 영화시장 규모(58억 달러ㆍ약 6조4,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왕훙 장다이롄(張大 )의 지난해 수입이 국민여배우 판빙빙(范冰冰)의 두 배를 넘는 현실에서 중국 젊은이들의 BJ 열풍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시장 규모가 2배 커진다고 해서 왕훙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은 아니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소비시장에서 왕훙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패션ㆍ화장품의 경우 해당 BJ의 생명력은 길어야 3~5년 정도다. 게다가 왕훙이 되기 전까지는 네티즌으로부터 현금 교환이 가능한 아이템을 많이 받아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팔로워 수를 늘려 광고주의 눈에 띄려고 외설적이거나 자극적인 행동도 주저하지 않는 불편한 시스템이 만들어졌다”(재신망)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중국에선 올해 들어 스타BJ 친친(親親ㆍ가명)과 류페이(劉菲) 등이 잇따라 우울증으로 자살했다. 100만여명의 팔로워를 가진 친친은 한 패션업체와의 계약 해지 후 수개월째 연락 두절 상태였고, 패션 분야 왕훙 류페이는 몸매 관리를 위해 4년 넘게 하루 한끼 식사만 해왔다고 한다. 최근에는 자신의 루프타핑(rooftopping: 고층빌딩 오르기) 장면을 인터넷에 올려 유명해진 우융닝(吳咏寧)이 후난성 창사시에 있는 62층 빌딩을 오르다가 추락사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 개인방송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취업난이 가중되고 인터넷쇼핑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중국 사회에서 왕훙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가 쉽게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