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 고아".. '신생아 연쇄사망'에도 부모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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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밤 9시31분부터 10시53분까지 신생아 4명이 연쇄 사망한 이화여대목동병원 집중치료실에는 아기 16명이 인큐베이터에 들어 있었다.
네 아기의 호흡과 상태에 문제가 생기자 병원은 양천구 보건소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병원 관계자는 "부모 없는 아기들이라고만 들었다"고 했다.
말 그대로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에서 구청과 보육시설의 '관리'를 받고 있던 두 아기는 응원해주는 부모의 손길을 느껴보지 못한 채 병원을 나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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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밤 9시31분부터 10시53분까지 신생아 4명이 연쇄 사망한 이화여대목동병원 집중치료실에는 아기 16명이 인큐베이터에 들어 있었다. 네 아기의 호흡과 상태에 문제가 생기자 병원은 양천구 보건소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중환자실인데 아기 2명이 (상태가) 이상하다. 4명이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 이상하다.” 부모들에게도 전화해 이를 알렸다. 한 부모는 “허겁지겁 병원에 가보니 숨진 뒤였다”고 했다.
이렇게 아기 4명이 사망할 때 병실에 함께 있던 신생아는 12명. 병원은 이들의 부모에게도 상황을 알렸다. 밤새 부모들이 속속 도착했고 아기들에 대한 조치가 이어졌다. 4명은 신체검진 및 검사 후 퇴원시켰다. 8명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해서 다른 병원 4곳에 분산해 옮겼다. 이중 가장 늦게 이대목동병원을 나선 두 아기가 있다. 경찰의 현장감식을 위해 집중치료실에서 나와 다른 병실에 한참 머물러야 했다. 나머지 10명이 모두 떠난 뒤 병원을 나섰다.
다른 신생아 10명의 부모들이 앞 다퉈 달려와 아기를 챙기고 데려갈 때 두 아기는 찾아오는 부모가 없었다. 병원 관계자는 “부모 없는 아기들이라고만 들었다”고 했다. “둘 중 한 아기는 서울 강서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몸 상태가 나아지면 외국으로 (입양) 보낸다고 한다. 다른 아기는 보육시설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들이어서 우리(병원)가 임의대로 할 수 없었다. 보호하고 있다가 관련 절차를 거쳐 병원을 옮겼다”고 덧붙였다.
‘신생아’는 부모에게서 갓 태어난 아기를 일컫는 말인데, 둘은 갓 태어나긴 했지만 부모가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기를 낳아도 기를 형편이 안 되는 이가 관련 기관을 통해 입양 절차 등을 미리 조율한 뒤 출산하거나 출산 직후 보육시설 등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주로 이런 상황에 처한다.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서글픈 운명의 두 아기가 마침 신생아 연쇄사망의 현장에 있었다.
이들이 있던 병실은 신생아 중에도 건강하지 못한 아기들이 치료를 위해 머무는 곳이었다. 가장 상태가 위중한 신생아들이 모여 있었다. 숨진 4명은 모두 예정보다 일찍 태어난 조산아들이다. 출생한 지 6개월이 채 안 된다. 이 병실의 16명 중 일부는 괴사성 장염으로 최근 수술까지 받았다. 말 그대로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에서 구청과 보육시설의 ‘관리’를 받고 있던 두 아기는 응원해주는 부모의 손길을 느껴보지 못한 채 병원을 나서야 했다.
이대목동병원 측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원인을 전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17일 오후 발표한 사건 경위 자료에서도 “신생아중 환자실에서 환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가 발생해 사망하는 사건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다각도로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만 했다. 경찰은 “병원 측 과실이 있었는지 등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하루 이틀 사에 판별될 문제가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또 “의료기기 문제 역시 아직 추정조차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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