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 특별기고] 한일전 리뷰: 폭발한 공격력, 여전히 드러난 보완점

정형근 기자 2017. 12. 17. 14: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한국이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서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겨냥하는 한국 축구 대표 팀에 가장 중요한 시험 무대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는 이번 대회 전 경기를 단독 생중계하는 SPOTV의 특별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다시 잡은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관전평과 제언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는 명지대 신문선축구연구소가 제공합니다.<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신문선 특별해설위원]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중국, 북한전과 달리 대한민국 대표팀은 16일 치러진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마지막 경기에서 김신욱의 멀티골과 프리킥 상황에서의 2골을 더해 무려 4골을 넣으며 일본을 4 – 1로 격파 하며 이번 대회의 우승을 차지하였다.

◆폭발한 한국의 공격력, 김신욱 멀티 골과 세트피스 2골

이번 일본전 대한민국 공격의 핵심은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높이에 약점을 가진 일본의 중앙수비수들(미우라 겐타 : 183cm / 쇼지 겐 : 178cm)을 상대로 공격 진영에서 70%(14회 중 9회 성공)에 달하는 공중볼 경합 성공률을 보였다. 김신욱은 0–1로 뒤지던 전반 13분 전북현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진수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으며, 전반 35분에는 이재성의 멋진 패스를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이로써 김신욱은 이번 대회에서 지난 중국전의 1골을 포함하여 3골을 기록, 득점왕을 차지했다.

대한민국은 공격 진영에서 총 19개의 공중볼 경합에 성공하였으며, 그중 7회가 세컨볼로 연결되며 효과적인 공격을 펼쳤다. 공격 진영에서 9회의 공중볼 경합에 성공한 김신욱의 활약은 전체적인 경기 흐름의 주도권을 잡는 데 기여했다. 김신욱은 공중볼 경합의 우위뿐만 아니라 6개의 슈팅 중 4회의 슈팅을 유효 슛으로 연결시키며 일본 수비를 강하게 압박했다.

▲ 김신욱(왼쪽)은 한일전에서 멀티 골을 넣으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김신욱과 함께 일본을 침몰시킨 주역으로 이재성과 김진수를 꼽을 수 있다. 이재성과 김진수는 일본의 좌우 측면을 완전히 공략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재성은 오른쪽 측면뿐만이 아니라 중앙지역을 넘나들면서 2회의 완벽한 드리블돌파로 일본의 수비를 혼란케했다. 또한 4번의 키패스를 기록하며 북한, 중국전에 이어 일본수비를 무너뜨리는 훌륭한 경기력을 보였다.

4회의 키패스 중 1회는 김신욱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패스로 기록되었다.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수는 빠른 공격침투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를 통해 일본의 수비를 붕괴시켰다. 전반 13분 김신욱의 헤딩 동점골을 도왔던 크로스를 포함하여 총 5회의 크로스중 3회의 크로스를 성공시키며 60%의 높은 크로스 성공률을 보였다. 또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김민우와의 원투패스 그리고 스위칭을 통해 왼쪽 측면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였다. 김진수는 측면 수비수로 출전하였지만 전북에서 보이던 공격적인 모습을 일본전에서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고무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바로 세트피스이다. 그동안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해 문제점으로 지적받던 대한민국은 이번 일본전에서 정우영의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과 교체로 들어온 염기훈의 감각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가뭄을 해소했다. 두골 모두 직접프리킥에 의한 득점이었고 지난 3월 시리아와의 경기 이 후 11경기 만에 세트피스 골을 기록한 점은 칭찬받을 만하다. 정우영은 프리킥 득점 이후 일본의 골문을 향해 여러 차례 위협적인 중거리 슛을 시도하였고 83.6%의 패스성공률을 보이는 등 자신감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한.일전에서 전반적인 대한민국의 공격 과정과 결과는 모두 매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대한민국의 키패스와 슈팅 그리고 크로스가 이루어진 위치의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공격 진영을 페널티 에어리어 아크를 기준으로 나누었을 때, 상대편 골대와 페널티 에어리어 아크 사이에서 발생한 키패스는 공격 진영에서 발생한 9회의 키패스 중 5회이며, 공격 진영 중앙지역에서 발생한 키패스는 전체 9회 중 7회를 기록하였다. 그만큼 중앙지역에서 창의적이고 위협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크로스의 위치 또한 인상적이었다. 이번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크로스는 좌우 측면 뿐만 아니라 중앙 페널티 에어리어 아크 안쪽에서도 여러 차례 일어났다. 비록 골키퍼나 상대 수비에 막히는 등 아쉬움은 있었지만 상대의 중앙 뒷 공간을 적절히 파고들어 크로스를 시도하는 과정은 일본 수비와 골키퍼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었다.

이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공격수들은 16회의 슈팅 중 10개의 슈팅을 페널티 에어리어 아크와 상대의 골문 사이 즉 슛팅 각이 넓은 지역에서 상대를 공략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이는 골 확률이 높은 지역에서 60%가 넘는 슈팅을 몰아친 것은 대량득점의 물꼬를 뜨는 기회로 연결됐다.

▲ 개최국 일본은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치며 한국에 완패했다.

◆일본 특유의 패스 축구를 하지 못하게 한 수비

사실상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수비는 일본전에서 나름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기본적으로 ‘두 줄 수비’ 형태를 구성한 라인을 형성했고, 경기 내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방으로부터 시작한 터프하고 타이트한 효과적인 압박은 일본 특유의 패스 축구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본은 월드컵 최종예선 10경기에서 평균 427.5회의 패스를 시도했고, 동아시안 컵 1, 2차전에서도 580회(북한 전)와 429회(중국 전)를 기록하며 일본 특유의 패스 축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일본의 패스를 377회의 패스에 그치게 만들며 일본이 원하는 축구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일본은 공중볼 경합과 세컨볼 소유를 통해 공격 변화를 꾀했지만 공중볼 경합에 우위는 우리 대표팀에게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경기 내내 63.63%(42회 성공)의 공중볼 경합 우위 확보와 경합 이후 세컨볼 소유에 성공하며 일본 공격을 잘 막아냈다.

수비 시 옥에 티도 있었다. 후반 84분에 위치선정의 아쉬움과 맨마킹에 실패하여 유효슈팅을 허용한 점은 매우 아쉬웠다. 중국전에서 실점할 때와 유사한 위기의 상황이었다. 이 상황을 제외한 공중볼에 대한 수비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일본이 양 측면을 중심으로 공격을 시도했기 때문에, 수비 진영의 양 측면에서 대체로 공중볼 경합과 세컨볼 소유에 성공한 것은 일본의 공격을 잘 차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이 양 측면을 비롯하여 전반적으로 대한민국을 잘 공략하지 못한 것은 크로스와 슈팅 시도의 빈도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지난 중국 전에서는 19회의 크로스를 시도하였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크로스 시도 빈도가 15회로 줄었다. 또한, 슈팅 시도도 중국 전의 20회에서 6회로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경기 내내 34회의 공격을 시도하였고, 4회를 성공하여 11.76%의 부진한 공격 효율성을 기록했다. 지난 중국전 8.2%의 공격 효율성보다 높아진 수치이지만, 중국 전의 공격 시도 빈도가 61회였던 것을 감안해보면 일본이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수비 대응을 잘 했음을 알 수 있다.

골키퍼 조현우도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비록 PK로 실점하긴 하였으나 상대 공격수의 슛과 헤딩볼의 움직임을 잘 따라갔고, 특히 안정적인 로빙 볼 처리는 완벽했다. 일본에게 허용한 3차례 유효슈팅 중 2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세이브하는 안정적인 모습은 앞으로 골키퍼 주전의 무한경쟁을 예고한 긍정적인 모습이다.

▲ 한일전에서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킨 골키퍼 조현우(가운데).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점

먼저 세트피스에서의 정확도 부족이다.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였던 일본전에서 정우영과 염기훈의 프리킥 골은 직접슈팅에 의한 것이었다. 이 두 상황을 제외한 4회의 프리킥 시도에서, 단 1회만 우리 선수에게 연결되며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코너킥은 더욱 심각했다. 대한민국은 6회의 직접올린 코너킥 모두가 상대의 수비에 막히며 0%의 성공률을 보였다. 매번 거리조절 등 정확도에 문제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단신인 일본 대표팀 구성과 김신욱 등 높이에 강점이 있는 공격수와 공격에 가담하는 장신 수비수가 있는 유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현저히 낮은 코너킥의 성공률은 개선해야 한다. 전담 키커의 킥 정확도와 더불어 공격에 참여한 공격수와 장신 수비수들의 분명한 역할 분담과 위치선정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월드컵 본선에 맞설 독일, 멕시코, 스웨덴은 분명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상대이고 우리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가장 큰 기회가 바로 세트피스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한 수비조직력과 체력적인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중앙수비에 장현수, 정승현, 윤영선, 김민재를 선발하였다. 부상중인 김민재를 제외한 3명의 수비수들은 공통적으로 공중볼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지만 문전에서 맨마킹의 아쉬움과 더불어 일본전 PK를 내주는 결정적 실수를 범하는 아쉬움 등이 있었다 신체적 우월성이 뛰어난 독일, 스웨덴을 감안한 수비조직력의 향상을 위해 측면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와 연계한 수비시스템의 강화가 필요하다.

한국의 측면 수비수들인 김진수, 고요한 최철순 등은 공격에 가담하여 지원하거나 직접 공격에 참여하는 역할은 원활하였으나 수세시 측면의 빈 공간을 내줘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또한 수세시 수비라인에 앞서 필터링 역할을 담당하는 정우영 주세종 등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안정감있는 일차 저지의 역할의 강화 역시 필요하다. 때에 따라 반칙으로 공격을 끊는 플레이때 정도 이상의 거친 파울을 범해 경고 누적 또는 퇴장 등으로 팀에 결정적 손실을 안길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전술적으로 숙지하고 지능적으로 플레이하는 노련함을 더해야 한다. 앞서 강조했던 파울을 범하는 위치의 영리함이 필요하다. 역습 위기 시, 상대 지역에서의 파울은 수비 숫자를 늘릴 수 있는 영리한 행동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전 대한민국 대표팀이 범한 10회의 파울 중, 2분 장현수가 기록한 파울로 PK를 내준 상황을 포함하여 3회의 파울은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실점을 허용할 수 있는 위험지역이었다. 본선 상대국들은 세트피스의 정교함이 뛰어나고, 공중볼 경합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위험지역에서의 영리한 대응이 필요하다.

▲ 장현수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하며 일본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마지막으로 체력 보강이다.

중국전에서 나타났던 70분 이후의 체력적인 문제는 일본과의 경기에서 대체로 해소되었다고 보이지만, 우리보다 강팀을 상대해야 하는 월드컵에서는 90분 내내 지치지 않고 뛸수 있는 전신 지구력의 강화가 필요하다. 기술, 전술 등에서 우리보다 한, 두수 앞서는 월드컵 상대국을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준비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체력적인 준비와 더불어 효율적인 수비시스템의 향상 역시 체력 소모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점을 감안한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이 훈련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스웨덴, 독일, 멕시코를 가정한 강한 상대를 선택해 평가전 경기를 통해 실전 훈련을 하는 것이다.

일본전 승리와 동아시안 컵 우승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기분 좋은 출발이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이 정예멤버가 아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은 좋으나 지나치게 승리에 도취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우리는 더 험난하고 힘든 상대와 싸워야 한다는 현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번 대회 우승은 본선을 위한 새로운 출발과 준비의 기회로 삼는 계기가 되기를 고언한다.

새로운 출발과 준비란 투명한 선수 선발과 적절한 대표팀내 경쟁 구도 고취, 실전과 다름없는 적절한 평가전 상대 선정 등을 말함이다.

한.일전 대승과 우승의 결과 뒤에 여전히 드러난 몇 가지 문제점들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동아시안 컵 우승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준비 과정을 응원한다.

정리=정형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