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돌아온 문 대통령 방중 성과는?..'사드'와 '홀대' 사이

김민성 2017. 12. 1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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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문화 관계 복원 의지 확인
사드 보복성 철회?..3불 조건부 해석도
'홀대' 의전 결레 논란..외교 대응책 숙제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등 3박4일 간의 중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16일 밤 귀국했다. 

이번 문 대통령의 최대 방중 성과는 2년 가까이 사드(고고도미사일체제 · THAAD) 배치 갈등으로 얼어붙었던 양국 경제 및 문화 교류 재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그러나 순방기간 내내 제기된 중국의 푸대접 논란으로 양국 여론이 악화한 점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상대로 한국이 어떤 맞춤식 외교 전략을 구사해야할지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 사드 보복 철회?…3불 조건부 해석도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 및 리커창 총리 등과의 면담에서 수차례 사드로 얼어붙은 양국 관계를 복원하자는 메시지를 수차례 던졌다. 사드 갈등을 뛰어넘어 양국이 보다 미래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다지자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중국도 사드 갈등으로 빚장이 잠긴 경제 및 문화, 관광 분야 채널을 다시 복원하자고 응답했다. 문 대통령과 면담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향후 양국 경제 무역 부처 간 채널은 물론 중단됐던 협력 사업도 재가동하자"고 화답한게 그 최대 성과 중 하나다. 사드 배치 발표 이후 불거진 중국의 한국 관광 급감, 중국 내 한류 콘텐츠 산업 진입 불허, 중국 내 혐한 여론 악화 등 각종 보복성 조치 철회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의 입장은 조건부라는 해석이 많다. 중국이 내세운 ‘3불(不)’ 조건에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화답하지를 보고 단계별로 보복성 조치를 해제하겠다는 속내라는 분석이다. ‘3불’은 △ 한국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을 것, △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속하지 말 것, △ 한·미·일이 군사적 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 을 뜻한다. 사실상 ‘3불’은 한미 동맹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문재인 정부에 전달한 메시지지만 미국 및 일본 등 범 동아시아 미국 동맹국 전체에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은 것이다. 리 총리가 “향후 민감한 문제를 잘 처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배경이 한국의 '3불' 이행여부로 받아들여진다.

한국 정부가 바라는 '사드 완전 봉인' 수준엔 못미치지만 중국 지도부의 갈등 종료 의지를 확인한 점은 긍정적이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도 지난 두 차례 회담과 달리 사드 문제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드러냈다. 시 주석은 "한국의 적절한 처리를 희망한다" 등 발언 수위를 원칙적 수준으로 수그러뜨렸다.

◆ 푸대접 의전 결레..향후 외교 대응책 숙제 

이번 문 대통령 방중 과정에서 불거진 푸대접 논란은 한국 외교당국에 많은 숙제를 남겼다. 

과거 각국 정상 방중 때 중국의 차관급 인사가 공항 영접을 맡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차관보급인 큉쉬안유 외교부 아시아 담당 부장조리가 맡아 의전 결레 논란을 낳았다. 

이후 4일 간 고위 당국자 오찬이나 만찬이 단 두 차례 밖에 없었다는 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의 팔을 툭 치는 듯한 행동을 한 점 등 끊임없는 푸대접 여론을 불렀다. 

14일 한국의 수행기자단 폭행 문제로 양국 여론은 더 악화했다. 문 대통령 현지 취재 차단에 항의한 국내 사진기자가 현지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이다. 기자는 안구 출혈과 안와 골절 등 심한 부상을 입었지만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 행사라는 점을 들며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고 있다. 

중국 관례상 어떤 고위급 인사가 손님을 맞이하고, 누가 함께 식사를 하며, 얼마나 융성하게 대접하느냐 여부는 손님의 격을 대변한다. 차관보급의 영접과 초라한 만찬 횟수, 기자단 집단 폭행 등 홀대 논란은 양국을 바라보는 국민 여론을 더 악화시킨 오점으로 남았다. 국내 야당 정치권도 가세해 문 대통령의 방중은 '조공외교', '굴욕외교'라며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미국과 함께 양대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한국 정부가 과거와 얼마나 다른 방식과 태도로 대할지 숙제를 남겼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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