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2017] 故김주혁, 당신을 기억하고 추억하겠습니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故김주혁은 참 좋은 사람, 참 좋은 배우였다. 이제는 하늘의 별이 돼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지만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배우로서 귀감이 됐던 그는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지난 10월, 김주혁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마흔 다섯의 짧은 생을 마감한 마감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는 물론 대중들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무엇보다 내년 데뷔 20주년을 앞둔 그는 올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그 어느 때보다 배우로서 더욱 왕성한 활동을 보였기에 그 슬픔은 더욱 컸다.
올해 김주혁은 영화 '공조' '석조저택 살인사건' 그리고 케이블TV tvN 드라마 '아르곤'(극본 전영신·연출 이윤정)에 출연하며 끝없는 연기 열정을 엿보였다. 지난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이후 매년 꾸준히 작품 활동을 보이며 배우로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드러냈던 그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안주하지 않는 모습으로 대중의 신뢰와 사랑을 받아왔다.
특별히 '공조'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연기를 선보인 그의 연기 도전 면면이 빛났다. 그간 작품들을 통해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구축해왔던 그는 올해 초 '공조'에서 탈북한 인민교 장교 차기성 역을 맡아 첫 악역 변신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가 연기한 차기성은 북한 범죄 조직의 리더로서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과 압도적인 아우라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작품은 올해 상반기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할 만큼 극장가를 휩쓸었고, 그 중심에는 이제껏 없던 악역 연기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한 김주혁이 있었다.
'공조'에서 빼어난 악역 연기로 호평 받은 그는 '제1회 서울 어워즈'에서 남우 조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 상은 그가 영화로 출연해 받은 첫 상이였기에 그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당시 김주혁은 수상 소감으로 "영화에서 처음 상을 타본다. 이런 큰 상을 받게돼 감사드린다. 항상 갈증이 있었다. 항상 해온 역이 로맨틱 코미디라 악역에 갈증이 있었다. 이 상은 하늘에 계신 저희 부모님이 주시는 상 같다"며 감격하는 모습을 보여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첫 악역 연기 변신으로 배우로서 진가를 재입증한 '공조'가 그의 연기 인생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었다면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펼친 또 다른 결의 악역 연기는 그가 얼마나 내공있는 배우인지를 또 한 번 보여준 기회였다. 작품에서 미스터리한 경성 최고의 부자 남도진을 잘 소화해 낸 그는 서늘한 얼굴로 자신의 정체를 조금씩 드러내는 인물의 완급조절에 성공하며 작품의 긴장감을 책임지는 핵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깔끔한 수트에 트렌치 코트, 중절모를 쓴 채 무엇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의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그의 모습은 섹시함까지 더해져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앞선 두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한계란 없음을 여실히 증명해 보인 김주혁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아르곤'으로 4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에 나서 주목 받았다. 드라마에서 그는 정직한 보도를 추구하는 팩트 제일주의자 김백진 역을 맡아 진정한 언론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드라마 속 탐사보도팀 '아르곤' 팀장으로서 그는 때로는 리더로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가 하면, 또 때로는 따뜻한 격려와 다독이는 말로 팀원들과 함께 발맞춰나가는 선배로서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여기에 매사 신중하고 진중한 그가 언론인으로서 보이는 수많은 고뇌와 갈등, 또 딸을 둔 아빠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고충들을 현실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도 했다.
'아르곤'은 8부작의 짧은 호흡의 드라마였지만 묵직한 메시지와 작품이 가진 공감대 높은 이야기들이 어우러지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종영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김주혁은 '아르곤' 속 김백진을 연기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들을 밝히며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김백진과 마찬가지로 선배로서 후배 배우들을 이끌고 가야 하는 책임감을 엿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작품으로 첫 드라마에 출연한 같은 소속사 후배 배우 천우희에 대한 아끼는 마음을 드러내보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여 그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이제는 그를 추억할 수밖에 없게 됐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그의 죽음에 수많은 동료들이 애도하고 슬퍼했다. 특히 지난 11월 진행된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는 김주혁과 두터운 우정을 자랑하던 배우 차태현을 비롯해 그와 함께했던 수많은 배우들이 그를 추모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가 떠났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 가운데 어느덧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러 49재에 이르게 됐다. 그의 49재는 그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수많은 동료 배우들과 지인, 그리고 팬들과 함께 추모 미사로 비공개 진행될 예정. 여전히 그를 '고(故)인'이라 부르지 못하는 소속사 나무엑터스 식구들과 동료 배우들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들을 돌아보며 그를 가슴 속에 오래 간직하고자 하는 팬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제는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지만 김주혁이 유작으로 남긴 작품, 영화 '흥부'와 '독전'이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두 작품 모두 김주혁을 그리워하는 많은 이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가진 재능과 열정을 분출하며 많은 이들의 귀감을 샀던 김주혁이었다. 동시에 친근하고 인간적이면서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선사하던 참 좋은 사람, 김주혁이었다. 그런 그가 떠난 지금, 이제는 그를 작품으로밖에 추억할 수 없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으로서 영원히 남을 테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공조' '석조저택 살인사건' '아르곤' 포스터]
공조|김주혁|아르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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