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아침고요'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바로 그곳, 가평 여행
(가평=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경기도 동북 산간에 자리 잡은 가평군은 수도권의 허파와 같은 곳이다.
도심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청량한 맑은 공기로 힐링할 수 있도록 하는 쉼의 공간 역할을 해왔다.
가평은 북쪽으로는 화악산이 진산(鎭山)이 돼 촛대봉, 국망봉 등 각종 봉우리를 거느린다. 남쪽으로는 중미산, 화야산, 장락산이 산맥을 이뤄 용문산으로 이어지고 축령산 등 산맥을 만들어나간다.
높다란 준봉 사이의 계곡은 가평천과 조종천으로 모이고 다시 북한강으로 합류한다.
청정 가평군에서 가장 이름 알려진 곳 가운데 한곳이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에 자리잡은 '아침고요수목원'이다.
아침고요수목원 설립자는 원예학자인 한상경 교수.
1990년대 초 미국에 교환교수로 간 그는 다양한 정원과 식물원을 보곤 한국에 꼭 멋진 수목원을 조성하기로 결심했다.
한 교수는 1994년 축령산 자락에 원래 화전민이 정착한 마을로 염소를 키우던 부지를 발견했다.
30만㎡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이었다.
그는 척박한 땅의 돌을 골라내고 수목원의 토대를 만들기 시작했고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르렀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이름부터 정겨운 고향 집 정원부터 허브 정원 무궁화동산, 분재정원, 에덴 정원 등 25가지의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일찍 방문해야 할 듯해 6일 아침 일찌감치 서둘렀다.
겨울철이라 텅 비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수목원은 그러나 고요한 수목원의 향취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동남아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추위가 없는 그들에겐 색다른 겨울 그 자체가 매력이다.
하얀 눈이 쌓인 공간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관광객들은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한겨울에도 푸름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공간은 있다. 바로 'J의 오두막 정원'이다.
파릇파릇한 서양 잔디 위로 붉은 일본 낙상홍이 열매를 맺었다.
이 겨울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준 게 있다.
바로 아름다운 수목원을 LED 불빛으로 장식한 '오색별빛정원'이다.
추운 겨울밤 어둠이 찾아오면 고요하게 잠든 정원이 불빛을 하나둘씩 비추며 잠에서 깨어난다.
지난 8일 정식 개장한 별빛정원은 일몰 때부터 오후 9시(주말 오후 11시)까지 점등돼 따스하고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한다.
아침 고요 인근인 상면 수목원로에는 취옹미술관이 있다.
산나물 등으로 만든 한국 전통 음식과 천연염색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다.
이곳에는 한옥 온돌 숙박이 가능한데, 추운 겨울을 맞아 뜨끈한 장작불로 데워진 한옥 온돌에서 묵는 것 결코 나쁘지 않다.
인근 상면 샘골길에는 백련사 템플 스테이가 있다.
백련사는 최근에 지어져 보물이나 문화재는 없지만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준다.
이곳의 특징은 전각들이 단청을 하지 않아 소박하지만 멋스럽다.
절 뒤쪽으로 걸어서 20여 분을 등산하면 가평 팔경의 하나인 축령백림이 나온다.
잣나무가 높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서 천연삼림욕장 역할을 톡톡히 한다.
가평에는 프랑스를 다녀온 듯 아름다운 유럽식 건축물들이 모인 곳이 있다.
작은 프랑스를 뜻하는 '쁘띠 프랑스'다.
이미 각종 드라마나 영화 등의 배경지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중국인을 비롯한 동남아 여행객들에겐 인기 만점인 곳이다.
쁘띠 프랑스 골목골목마다 흥을 돋울 수 있는 공연들이 펼쳐진다.
기뇰 인형극, 마리오네트 공연, 오르골 시연과 설명, 거리의 악사 도민준, 초능력 타임 등 다양하다. 특히 겨울을 맞아 따스한 불빛들로 가득 찬 쁘띠 프랑스는 연인들이 찾기 알맞다.
쁘띠프랑스는 특히 숙박도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다.
2인실부터 10인실까지 다양한 크기의 숙박시설이 있다. 역시 기성 호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섬세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특히 따스한 불빛이 그리운 연말, 가까운 가평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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