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고..사람 구하고" 홀연히 사라진 버스 기사
<앵커 멘트>
대형 화재를 막고, 심폐소생술로 사람을 살리는 영웅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영웅들은 다름 아닌 격무에 시달리는 평범한 버스 기사들이었는데요.
허성권 기자가 이들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아침 출근길,상가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구쳐오릅니다.
불이 건물 전체로 번지려는 찰나, 한 사람이 나타납니다.
플라스틱 용기 때문에 자꾸 되살아나는 화염과 싸우기를 5분, 소화기 2개를 다 쓰고서야 겨우 불이 잡혔습니다.
<인터뷰> 이인채(울산 남부소방서 소방장) : "안쪽으로 퍼져가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화재가..다행히 초기에 바깥에서 화재를 진압을 해주셨기 때문에 주변 상가로 옮겨가는 것을 막으신 거죠."
대형화재를 막은 사람은 바로 마을버스 기사였습니다.
불을 끄느라 땀범벅이 된 버스 기사는 소방차가 도착하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현장을 급하 게 떠난 이유는 버스 승객을 위해서였습니다.
<인터뷰> 김민규(마을버스 기사) : "고3 수험생들이 학교에 가기 위해 많이 탑승을 하고 있어가지고, 학생들 학교 수업시간도 있고 해가지고 바로 운행을 하게 됐습니다."
이 같은 선행은 한 달 넘게 묻혀있다 버스회사에서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드러났습니다.
얼마 전에도 시내버스 기사가 심장마비가 온 승객을 심폐소생술로 살렸고, 또 다른 버스 기사는 발작을 일으킨 승객을 재빨리 응급실로 옮겨 목숨을 구하는 등 올 들어서만 전국에서 30여 명의 버스 기사가 시민의 안전을 지켰습니다.
<인터뷰> 김민규(마을버스 기사) : "만약에 제가 없었더라도 지나가던 다른 버스 기사님이 보시고 불을 껐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KBS 뉴스 허성권입니다.
허성권기자 (hsk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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