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다' 파산한 현진영이 압류 딱지 붙은 악기 되찾은 사연
'힙합 1세대' 가수 현진영(사진)이 공황장애와 파산 등 거듭된 고비마다 옆을 지켜 준 아내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오는 17일 오전 8시에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가수 현진영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현진영 일찍부터 프로 댄서의 길을 선택한 것은 생계 때문이다. 중학생 때 가장 아닌 가장이 된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춤을 시작했다.
오랜 암 투병 끝에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 못해 방황했던 그를 붙잡아 준 것도 춤이었다.
그렇게 춤에 빠졌던 현진영은 이태원에서 불과 16살에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이수만에게 발탁돼 스무 살에 가요계의 최정상에 올랐다.
90년대 한국에 힙합 열풍을 몰고 온 현진영의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현진영은 "‘흐린 기억 속에 그대’를 만들고, 너무 운이 좋았는지 나오자마자 1등을 했다. 2주 만에 1등을 하면서, 삶 자체가 망각으로 바뀌어 버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예전에 힘들고 고생했던 것도 다 잊어버리고 그냥 눈 감고 뜨니까 신데렐라가 돼 있었다고 해야 될까? 너무 교만했다. 나중에 3집 앨범 나와서 그것도 히트를 치고 있는데 또 사고가 났다. 앨범 내고 한 달 만에. 그리고 모든 걸 잃다"고 털어놨다.
20대 초반 현진영은 수차례의 약물 파문으로 혹독한 슬럼프를 껶은 이야기도 털어놨다. 그는 "돈, 명예,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 아버지와 여동생 빼고 다 잃었다. 사람도 다 떠나고, 설 무대도 다 없어지고, 방송은 아예 아무 데도 못 나가고. 심지어는 밤업소도 저를 쓰는 데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진영은 시련을 겪으며 불면증과 우울증, 공황장애까지 앓았다. 그렇게 그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만난 사람이 지금의 아내 오서운이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현진영이 안쓰럽게 느껴졌다는 아내 오서운 씨는 18년째 한결같이 현진영의 곁을 지켜 주었다.
오 씨는 "세상에 남편 혼자 덩그러니 딱 떨어져 있는 느낌, 그 느낌을 딱 받았다. 그래서 내가 챙겨 줘야 되겠구나.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그랬던 것 같다"고 전했다.
거듭된 위기에도 아내의 변함없는 지지와 보살핌 덕분에 현진영은 재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기획사를 설립했던 사업에 실패하면서 그는 또다시 파산이라는 위기를 맞았다.
아내는 현진영을 위해 악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현진영은 "압류가 붙은 상황에서 경매가 붙었을 때, 와이프가 제 악기를 사줬다"며 "악기가 없으면 이 사람은 양 팔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악기는 찾아 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생의 힘든 고비들을 함께 건너온 현진영, 오서운 부부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사람이 좋다’에서 공개된다.
뉴스팀 han62@segye.com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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