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나쿨파]베이징 폭행 사건을 본 한 기자의 고백

박형기 기자 2017. 12. 1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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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14일 '국민은 자존심이 상처받는 것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시나쿨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 폭행사태를 중국 측에 엄중히 항의하고 진중한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기자 폭행사건이 확대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성과 자체가 희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자가 맞을 짓을 했을 것"이라며 기자를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국 기자를 홀대한 것이 아니라 한국 기자가 잘 못했을 것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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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국빈방문 행사를 취재하던 한국의 한 사진기자가 베이징 국가회의 중심홀에서 중국 측 경호 관계자로부터 폭행 당하고 있다. (한국사진기자협회 제공) 2017.12.14/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기자는 14일 ‘국민은 자존심이 상처받는 것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시나쿨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 폭행사태를 중국 측에 엄중히 항의하고 진중한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에 많은 댓글이 달렸다. 15일 오전 현재 네이버에 1500여개의 댓글이 걸려 있다. 그런데 이 댓글 중에 기자의 의견에 동조하는 댓글은 찾아볼 수 없다. 거의 모두가 ‘기레기(기자+쓰레기)’가 맞아서 고소하다는 반응이다.

“나는 니네 처맞은 게 넘나 꼬습고 좋은데” “중국에서 사람이 맞았으면 나도 화났겠지만 기레기가 맞아서 화는커녕 고소하기만 하다” “우리도 패고 싶어서 줄서있다” “기레기라서 기레기 편드니” 등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언론도 적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고백컨대, 그 심정을 이해한다. 한국 언론은 박근혜 정권 탄생에 일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자들 중 웬만한 고참 정치부 기자는 박근혜 전대통령이 메모가 없으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지적능력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침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한 종편을 본 적이 있었다. 앵커가 “박근혜 전대통령이 5개 국어를 할 줄 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기자는 “그러면 뭐해 한국말을 못 하는데…”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기자도 언론이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다. 그래서 누리꾼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 언론의 업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댓글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다음이다. “국민은 언론에 분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방중 성과 깎아내리려고 작정한 거 국민들 다 알고 있다”였다.

실제 일부 보수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에 ‘홀대 프레임’을 들이대고 있다. 마중 나온 인사의 직급이 낮다느니, 왕이 외교부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팔을 쳤다느니, ‘혼밥’을 한다느니 등이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기자 폭행사건이 확대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성과 자체가 희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자가 맞을 짓을 했을 것”이라며 기자를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국 기자를 홀대한 것이 아니라 한국 기자가 잘 못했을 것이란 것이다. ‘홀대 프레임’을 두고 보수언론과 문재인 지지자들이 프레임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

기자는 이번 사건이 우발적 불상사라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침소봉대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다쳤다. 아무리 기레기라 지탄받지만 기자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중국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은 받아야 한다.

그리고 중국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켜야 한다. 전체주의 국가는 근접경호는 있어도 근접취재는 없다. 이번 기자 폭행사건도 경호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근접 취재하려던 기자들의 접근을 막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것이다. 한국 사진기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장면을 잡기 위해 접근했을 것이다.

근접취재가 ‘글로벌 스탠더드’다. 그리고 자국에서 타국의 정상이 불편함을 겪었다면 이에 대해 곧바로 사과하는 것 또한 글로벌 스탠더드다. 중국이 진정한 1류국으로 거듭나고 싶다면 국제적 수준의 예의 또는 품격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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