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노예시대? '인권' 아닌 '기계권' 말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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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공상과학소설)가 차갑고 딱딱하다는 건 편견에 불과하다.
지난 9월 제2회 머니투데이 과학문학상 수상작도 디스토피아의 위기 속에서 인간다움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습작을 제외하면 첫 SF임에도 기계언어와 법정용어 등 전문적인 내용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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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공상과학소설)가 차갑고 딱딱하다는 건 편견에 불과하다. 지난 9월 제2회 머니투데이 과학문학상 수상작도 디스토피아의 위기 속에서 인간다움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중단편 가작을 수상한 이루카(36·필명)씨의 '독립의 오단계'는 '인권'이 아닌 '기계권'에 주목한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사람들이 AI(인공지능)의 필요성에 관해서만 이야기하지, 책임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초인공지능 시대에 기계와 인간이 비슷해졌을 때도 효용만 생각한다면 과거 노예시대랑 다를 게 없지 않을까요?"
'독립의 오단계'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일정 비율로 섞이는 미래를 상상한다. 인간 가재민의 신체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안드로이드가 인공지능을 통해 가재민의 뇌와 교감하며 존재 이유를 찾는 내용을 그린다. 안드로이드는 가재민의 지능을 무단 탈취해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다.
습작을 제외하면 첫 SF임에도 기계언어와 법정용어 등 전문적인 내용이 눈에 띈다. 이씨는 소설을 쓰기 위해 '열공' 했다며 웃었다. 대학 때 공학을 접하긴 했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책, 드라마, 영화 등을 많이 참고했다고 했다.
이씨는 원래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배웠지만 '전자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동국대 공대로 편입해 멀티미디어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회사에 취직해 아이패드용 동화책 앱(애플리케이션) 제작에 참여했지만 과로로 병을 얻어 5년 만에 퇴사했다. 지금은 환경보호 프로젝트인 '그린볼캠페인'에 참여하며 그림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지지해주는 남편에게 고마워요. 일을 마치고 늦게 들어와도 제 작품은 꼭 읽어주죠. 조금 있다가 가보면 첨삭 펜을 들고 졸면서 종이에 나이키 로고 같은 모양을 잔뜩 그리고 있지만요. (웃음)"
이씨는 글도, 그림 활동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다음에는 다니엘 클로위즈 같은 그래픽 노블(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이나 환경에 관한 SF를 써보고 싶다"며 "(작품을 통해) 자연, 유기견 등 우리 주위에 모든 것들을 소비재로 인식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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