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폭스 '세기의 거래'에 트럼프 개입 논란

이경희 2017. 12. 1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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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폭스필름의 영화 데드풀.
월트디즈니가 21세기폭스 영화·TV사업을 524억달러(57조원)에 인수하는 메가딜이 성사됐다. 미국 언론들은 미디어산업의 일대 지각변동을 예고한 뉴스로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공정 개입 논란도 커지고 있다.
━ "2021년까지 20억 달러 시너지"에 숨은 뜻
루퍼트 머독(가운데) 뉴스코퍼레이션 회장과 경영권을 물려받은 그의 아들들. [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아침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에게 전화해 이번 딜이 성사된 걸 축하했다고 밝혔다. 머독 회장은 21세기폭스사와 트럼프에게 호의적인 폭스뉴스 등을 소유한 글로벌 미디어 거물이자 트럼프의 오랜 동지다. 이번 딜에서 폭스뉴스는 빠졌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딜이 일자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매카시 디즈니 CFO는 이날 "우리는 2021년까지 대강 20억달러(2조 1800억원) 비용 시너지를 완전히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시너지'란 기업 인수합병(M&A)에서는 통상 구조조정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 트럼프, CNN의 타임워너 합병은 막더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또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AT&T와 타임워너의 854억달러 규모 초대형 합병에 브레이크를 건 것과 완전히 대조되는 행보라 논란이 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AT&와 타임워너 합병은 반독점법에 어긋난다며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AT&T는 미국 2위 통신사고 타임워너는 CNN, TBS, HBO, 워너브러더스 등을 소유한 미디어그룹이다. 트럼프가 '가짜뉴스'라며 연일 비난하는 CNN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는 AT&T가 타임워너를 합병하려면 CNN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T&T와 타임워너는 서로 다른 종류의 사업 부문을 계열사로 인수하는 수직 합병이다. 오히려 유사 경쟁 부문을 수평 합병하는 디즈니&폭스의 딜이 법무부가 승인 저지 명분으로 내세운 '독과점' 위험이 높다고 미 언론들은 꼬집었다.

━ 디즈니, 넷플릭스와 경쟁 예고
월트 디즈니 로고가 보이는 뉴욕 증권거래소. [AP=연합뉴스]
디즈니&폭스 딜로 디즈니는 폭스가 보유하고 있던 영화사와 방송사, TV 프로그램 제작사, 케이블 채널, 유럽 위성방송 스카이 최대지분, 인도 거대 미디어 그룹 '스타 인디아',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훌루' 등의 지분을 확보했다. 디즈니는 이번 합병으로 넷플릭스나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급성장하는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디즈니는 기존의 마블 캐릭터에다 폭스의 울버린, 판타스틱4, 케이블, 닥터 둠, 갤럭투스, 퀵 실벌, 스칼렛위치, 데드풀, 실버서퍼, 프로페서X&매그니토 등까지 확보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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