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표준 선점하라".. 韓·中·日 삼국지

신동흔 기자 2017. 12. 1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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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占 땐 10년간 세계시장 주도, 스포츠 이벤트 통한 경쟁 치열]
한국 2018 평창 동계올림픽 - KT·SKT 등 기술 개발 잇따라
일본 2020 도쿄 하계올림픽 - 3대 통신社 대규모 網구축 계획
중국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 3社, 향후 7년간 196조원 투자

5G(5세대 이동통신) 글로벌 표준을 차지하기 위한 전 세계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 간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한·중·일은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5G 통신 기술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일부 지역에서 내년 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평창올림픽 때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뒤 2019년 3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해 기술 표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9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ITU 텔레콤 월드 2017’에서 한 어린이가 VR(가상현실) 기기를 쓰고 360도 영상 통화를 체험하고 있다. 5G가 도입되면 현재 LTE보다 100배나 빠른 통신망을 기반으로 VR, 자율주행차 같은 첨단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SK텔레콤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 업체들도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가 최근 5G 시범 서비스용 7인치 태블릿 개발을 완료하고, 인텔·에릭슨·퀄컴 등 글로벌 장비 업체들이 한국 통신 기업과 5G 시범망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5G 기술을 빨리 확보할수록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자율주행차, 가상·증강현실(VR·AR), 인공지능(AI) 등 관련 서비스도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말했다.

5G 표준을 잡아라

KT는 14일 '평창 5G 규격'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우수 표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적용되는 5G 기술을 에릭슨·노키아 등 글로벌 통신 장비 업체들이 KT와 공동 개발했다. SK텔레콤도 이날 5G망 중앙 기지국과 분산된 안테나들을 연결하는 핵심 기술을 국내 기술 표준으로 인정받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에는 수많은 기술 표준이 존재하며, 내년 상반기 첫 민간 표준이 결정되는 국제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 회의를 앞두고 통신 업체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ITU(국제전기통신연합)는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20~100배 빠른 초당 20기가비트(Gbps)의 전송 속도와 1㎢ 반경 내 100만개 이상의 기기 연결 등을 5G의 최소 기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기업들도 각각 자국(自國)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계기로 기술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TT도코모·KDDI·소프트뱅크 일본 3대 통신 업체는 2023년까지 460억달러(약 51조원)를 5G망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최근 렌즈 4개가 장착된 180도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합성해 5G 통신망에서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향후 일반 동영상보다 10배나 데이터가 많은 VR 영상과 초고화질(UHD) 영상을 전송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중국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은 향후 7년간 1800억달러(약 196조원)를 5G 기술에 쏟아붓기로 했다. 중·일 기업의 공세에 맞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 통신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KT는 미국 최대 통신 기업 버라이즌과 함께 5G 기술 규격을 만들기로 했다.

"5G 기술을 쥐는 자가 미래를 차지한다"

전 세계 통신 업체가 각축을 벌이는 이유는 통신 기술에서 표준을 장악해야 향후 스마트폰과 기지국 등 통신 장비 개발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5G를 선점하는 업체는 앞으로 10년간 통신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고 다양한 산업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인 5G 통신에서 주도권을 쥐면 자율주행차, VR·AR, AI 등 대용량 콘텐츠 전송이 필수적인 서비스 시장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장비 제조 업체들은 자사 기술이 글로벌 표준에 반영될 경우 특허와 사용료를 받을 수 있고, 향후 장비 공급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컨설팅 업체 아서디리틀(ADL)은 5G 기술이 창출할 신규 시장 규모가 2026년에 1조2000억달러(약 13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김득원 박사는 "LTE를 기반으로 모바일 생태계가 형성되고 글로벌 IT 기업들이 탄생했듯이 모든 사물이 연결되고 전 산업이 융합되는 5G 시대에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플랫폼(기반)을 선점하는 기업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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