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CAR-T'

김지섭 2017. 12. 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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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세포' 체내 증식 지속적 암치료 효과 .. '살아있는 약'
1989년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서 첫 개발
최근 3세대연구서 효과적 공격·부작용 줄여
올해 글로벌 시장 약 780억원 규모로 추산
연평균 53.9%↑ 2028년 9조403억 달할 듯

지난 8월 미국에서 스위스 노바티스의 항암제 '킴리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걸린 어린이와 25세 이하 성인 대상 치료제로 허가받은 킴리아는 유전자를 조작해 암세포에 대한 공격 기능을 강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항암제입니다. 치료 횟수당 47만5000달러(약 5억30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꿈의 항암제'라며 새로운 항암치료 시대를 열었다고 기대감을 보였습니다.킴리아는 면역세포를 유전자 조작해 특정 암을 인식·공격하도록 만드는 '면역세포치료제'의 일종으로, 이중 '키메릭 항원 수용체 발현 T세포(이하 CAR-T)' 치료제에 해당합니다. 우리 체내에는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가 있습니다. 그러나 암환자는 이런 T세포를 만들 능력이 약하거나, 암세포 자체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피하는 능력이 있어 T세포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CAR-T는 건강한 사람 또는 암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분리 후, 암세포를 잘 찾고 파괴할 수 있는 유전자(CAR)를 주입하고 이를 증폭한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해 암을 골라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입니다. T세포는 몸 속에 머물고 증식하며 지속적인 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CAR-T 치료제는 '살아있는 약'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세대 거듭하며 한계 극복한 'CAR-T' 치료제=CAR-T가 지난 1989년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에서 젤리크 에샤르 박사 연구팀에 의해 처음 개발됐을 당시에는 암에 대한 반응이 약해 임상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011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칼 교수팀이 CD19 항원을 인지하는 2세대 CAR-T를 3명의 말기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에게 주사한 결과 2명에서 완치 효과가 10개월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D19는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만성림프성 백혈병 등 혈액암에서 두드러지는 항원입니다. 최근 가장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3세대에서는 보조 자극신호 역할을 하는 신호 도메인 2개와 인공 수용체가 추가돼 적은 수의 CAR-T를 투여해도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도록 보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안전성이 확립된 것은 아닙니다. 처음 FDA가 승인한 CAR-T 치료제 킴리아도 허가의 근거가 된 'B2202' 연구에서 63명 중 52명은 항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반응이 없던 11명의 환자는 치료 후에 사망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치료 환자 일부에서도 고열과 저혈압, 급성신손상 등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등이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개발사인 노바티스에서도 제한된 기관에서 검증된 전문가가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CAR-T 치료제는 T세포 유래에 따라 동종치료제와 자가치료제로 구분됩니다. 동종 CAR-T 치료제는 건강한 혈액 제공자의 T세포를 유전자 조작한 치료제로 대량생산을 통해 다양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자가 CAR-T 치료제는 환자의 T세포로 만든 개인맞춤형 치료제로 대량생산 및 다양한 환자에 대한 적용에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허가받은 킴리아도 자가유래 CAR-T 치료제입니다.

◇CAR-T 치료제 시장, 2028년 83억달러 규모 전망=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암을 정복할 수 있게 된 CAR-T 치료제는 값 비싼 가격에도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전망입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코히렌트 마켓 인사이트는 올해 7200만달러(약 78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CAR-T 치료제 시장이 앞으로 11년 동안 연평균 53.9%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83억달러 규모(약 9조403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CAR-T 치료제가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많은 제약사들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던 미국 길리어드는 지난 8월 CAR-T 치료제 개발 회사인 카이트파마를 약 120억달러(약 13조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이후 지난 10월 FDA가 카이트파마의 혈액암 치료제 '예스카르타'를 허가하면서 CAR-T 치료제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떠올랐습니다. 또 이달 길리어드는 CAR-T 치료제 관련 플랫폼 기술의 특허를 보유한 미국 셀디자인랩을 5억6700만달러(약 62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 주노 테라퓨틱스, 아타라 바이오테라퓨틱스, 프랑스 셀렉티스, 일본 다케다제약 등 각국 제약사들도 CAR-T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달 바이로메드가 CAR-T 치료제 개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로메드는 2015년 12월 자체 개발한 CAR-T 기술인 'VM801'을 미국 블루버드바이오에 약 568억원 규모로 기술 이전한 바 있으며, 앞으로 3개의 CAR-T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앱클론도 기존 CAR-T 치료제의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을 줄인 혈액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녹십자셀도 CAR-T 치료제 후보물질을 선별 중에 있습니다. 또 유전자가위 기술을 보유한 툴젠은 CAR-T에서 암세포 공격성을 떨구는 DGK 유전자의 발현을 낮춰 치료 효과를 높이는 플랫폼 기술 '스틱스-T'를 개발해 지난 8월 국내 PCT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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