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1.5도만 떨어져도 위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땐 기온 변화에 더 민감한 반응
채소·해조·콩류 등 챙겨먹고 30분씩 가벼운 운동도 도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땐 기온 변화에 더 민감한 반응
채소·해조·콩류 등 챙겨먹고 30분씩 가벼운 운동도 도움

추위에 떠는 것을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체온이 1.5도 이상만 떨어져도 우리 몸에는 무리가 된다. 작년 한랭질환으로 4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는데, 전체 환자 441명 중에서 83.7%가 저체온증이었다.
강추위는 다른 질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한랭질환으로 집계되지는 않지만 국민 대부분이 잠재적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것이 빙판길 교통사고와 보행 중 넘어짐으로 인한 낙상(염좌 등)이다. 뼈와 근육이 약해져 있는 고령층은 가벼운 넘어짐만으로도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년 낙상 입원 환자는 약 28만4000명으로 2011년 대비 16% 증가했다. 60~69세부터 급격히 늘어 80세 이상에서는 60대보다 약 4배 많았다. 고혈압, 심·뇌혈관 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진 고령자가 가장 취약하다. 480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당뇨는 고혈압과 함께 대표적인 국민 질환으로 꼽힌다. 심·뇌혈관 질환은 암을 제외한 단일 질환으로는 대한민국 사망 원인 1위다. 만성질환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강추위에 잘 대비하는 것만으로 소중한 목숨을 지키고, 의료비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기온이 1도 떨어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이 1.3㎜Hg 정도 오르고, 기온이 5도가 떨어지면 수축기 혈압이 5~6㎜Hg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조승연 차움 심장내과 교수는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갑작스럽게 찬 공기에 노출되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 또 말초동맥이 수축하면서 혈관 저항이 상승해 혈압이 올라가게 돼 고혈압, 관상동맥·대동맥·심장판막 질환, 심부전 등의 심·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뇌출혈 위험이 증가하기도 하고, 심근경색도 나타날 수 있으며 심장질환자는심장발작이나 흉통이 악화될 수도 있다. 자칫 갑자기 의식을 잃고 실신하거나 심장마비 등 돌연사 위험이 높아지므로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질환의 위험인자를 조기에 점검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다면 오메가3나 오메가6가 많이 함유된 채소류, 해조류, 버섯류, 콩류, 생선류 등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거나 과도하게 음주할 경우 한랭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므로, 음주를 삼가고 외출할 때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다.
조 교수는 "춥다고 운동을 건너뛰는 경우가 많은데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통계상 심근경색, 뇌졸중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인 오전 6~11시를 피해 매일 30분~1시간씩 빨리 걷는 운동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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