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성근·김여진 합성사진 유포' 국정원 직원 집행유예 선고

이혜리 기자 2017. 12. 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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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배우 문성근·김여진씨의 합성사진을 만들어 인터넷 사이트에 유포해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팀장 유모씨(57)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구속된 상태였던 유씨는 바로 석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성보기 부장판사는 14일 국정원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적폐청산’ 수사를 시작한 뒤 기소한 국정원 직원들 중 첫 1심 선고다.

유씨는 야권 통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던 문씨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김씨의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이들이 불륜 관계에 있는 듯한 합성사진을 만들어 인터넷에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성 부장판사는 “국가안위를 위한 정보수집을 해야 하는 국정원이 특정 국민의 이미지 실추를 목표로 여론조성에 나선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나체 합성사진을 만들어서 유포하고 이런 계획을 부하들과 공유하는 한편 상급자들에게도 보고했다는 것이 국가기관으로서의 품격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성 부장판사는 “피해자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유씨가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성 부장판사는 유씨가 만든 합성사진의 수준이 조악해 실제로 일반인들이 사진을 봤을 때 문씨와 김씨가 부적절한 관계에 있다고 믿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유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모두 자백하면서 윗선의 지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상사의 부적절한 지시를 거부하거나 차단하지 못하고 실행함으로써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야기하고 피해자들에게 큰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배우 문성근씨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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