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예권 "진실한 감정 들려주는 음악가가 꿈이죠"

나윤석 기자 입력 2017. 12. 13. 17:23 수정 2017. 12. 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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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관객 만나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인터뷰
"모든 일상이 내 음악의 자양분
해외활동 동료 많아 긍정적 자극
후배들 큰길 가는데도 도움될것"
15·20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
21일엔 강남 클럽 옥타곤서 공연
[서울경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사진)은 조성진과 더불어 클래식의 대중화를 앞장서 주도하고 있는 ‘슈퍼스타’다. 현재 독일 뮌헨에 거주 중인 그는 15일과 20일 각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이후 국내에서 처음 갖는 독주회다. 이어 오는 21일에는 서울 강남 논현동의 클럽인 옥타곤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17일(수원)·18일(광주)·25일(대구)에도 관객들을 만난다. 국내 팬들로서는 선우예권의 연주를 눈앞에서 만끽할 ‘매직 위크’가 이어지는 셈이다. 그의 일상은 지난 6월 한국인 최초로 미국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180도 달라졌다. 한 달에만 여러 대륙을 넘나들며 14~15개 도시에서 연주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벌써 2019년까지 공연 스케줄이 꽉 잡혀 있다. 16일부터는 JTBC 예능 프로그램인 ‘이방인’에서 무대 뒤의 소탈하고 평범한 모습도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경제신문은 내한 공연을 앞두고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선우예권을 13일 e메일 인터뷰로 만났다. 그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뜨거운 스포트라이트에 대해 “(주변 시선에 대한) 관심이 덜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누가 뭐라 해도 그냥 제가 갈 길에 전념하면서 나 자신을 믿고 걸어가는 성향”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는 순간 책임감과 부담감이 뒤따르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우승을 통해 실력을) 한번은 증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책임의식은 갖되 부담감은 버리고 음악에만 몰두하려고 해요.”

대중의 관심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예술가로서 중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젓함을 보인 선우예권이지만 조성진과 홍민수, 손정범 등 한국 클래식의 도약을 함께 이끄는 동료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감사하고도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감정이라는 것은 공유하고 공존할 때 더 커지듯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내 연주자가 많이 있다는 사실이 제게도 긍정적인 자극으로 작용한다”며 “어린 후배들이 더 큰 길을 열어가는 데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선우예권은 15·20일 공연의 프로그램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들로 구성했다. 15일에는 그레인저의 ‘장미의 기사’ 중 사랑의 듀엣,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9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2번 등을 연주한다. 20일에는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다장조,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제6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30번 등을 선보인다. 자신의 앨범 수록곡이기도 한 라벨의 ‘라발스’는 이틀 간의 공연 레퍼토리에 모두 포함됐다. 그는 “콩쿠르 레퍼토리들은 다 소중하다”며 “슬픈 여운을 길게 남기는 슈베르트는 특히 좋아하는 작곡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연주하면 관객들도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사이틀 만큼 관심을 모으는 것은 21일 강남 클럽 옥타곤에서 펼쳐지는 ‘옐로우라운지’ 무대다. 유니버설뮤직이 주관하는 이 공연은 클래식과 클럽 음악, 영상(VJ)을 접목한 신개념의 음악 파티다.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처음인데 젊은 세대들이 클래식 음악과 친숙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레퍼토리도 쉽게 흥얼거릴 수 있고 신나는 멜로디의 곡들로 구성했어요. 화려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이 있는 무대를 준비 중이라 저 또한 즐거운 시간을 가질 것 같습니다.”

선우예권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음악적인 영감을 가져다주는 요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 사람과의 만남, 자연 그대로의 모습, 뭐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음악의 자양분이 된다”며 “공연을 위해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때도 여러 가지 값진 상념들이 감정을 자극한다”고 귀띔했다. “때로는 혼자 있으며 느끼는 외롭고 쓸쓸한 감정도 소중합니다. 다양한 감정 하나하나가 음악을 통해 더 진실하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동료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음악적 자양분을 얻는 것도 무척 중요하고요.”

서른을 바라보는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선우예권은 어릴 적부터 만인의 찬사를 한몸에 받는 ‘신동’과는 거리가 멀다. 본인 역시 “천재나 영재과가 아닌 노력파”라고 스스로를 규정한다. 부지런한 성실성으로 높다란 곳에 도달한 예술가들이 흔히 그렇듯 선우예권도 앞으로의 꿈을 묻는 질문에 소박하면서도 의연한 대답을 들려줬다. “20대 후반의 나이지만 앞으로 갈 길은 더 멀고 이제 막 인생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됐습니다. 다가올 미래가 마냥 설레고 항상 호기심으로 가득한 음악가로, 그리고 진실한 감정들을 담은 연주를 들려드릴 수 있는 예술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MOC프로덕션·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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