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 과실 결론..해경, 대응 미숙 인정
<앵커 멘트>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흥도 낚싯배 사고에 대해 해경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급유선과 낚싯배가 서로 진로를 바꾸거나 속도를 늦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해경은 쌍방 과실로 판단했습니다.
보도에 이현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벽 6시 1분 급유선과 낚싯배의 거리는 3백 미터.
그리고 1분여 뒤 낚싯배의 항적 기록장치가 꺼졌고, 급유선은 속도를 갑자기 줄입니다.
해경은 이때 두 선박이 충돌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신용희(인천해양경찰서 수사과장) : "충돌이 예견된 상태였습니다. 양 선박은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침로나 속력 변경 등 별도의 회피 동작을 취하지 않고."
급유선에서 무전이나 기적을 울려 낚싯배에 경보를 보내지도 않았습니다.
조타실에서 주변을 살펴야 하는 선원은 사고 직전 식당에 간다며 자리를 비웠습니다.
숨진 낚싯배 선장이 급유선에 경고를 보내거나 방향을 돌리려 한 기록도 없었습니다.
급유선이 접근 중임을 낚싯배 선장이 알았는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해경은 밝혔습니다.
해경은 결국 급유선과 낚싯배의 쌍방과실로 결론 내렸습니다.
해경의 대응은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가장 가까운 영흥파출소에선 20분, 다음으로 가까운 안산파출소에선 출동에만 1시간 반이 걸렸고, 잠수대원들은 골든타임 한 시간이 넘도록 현장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한팀은 야간 구조정 고장 때문에 육로로, 또 한팀은 양식장에 가로막혀 먼바다를 돌아야 했습니다.
<인터뷰> 공길영(한국해양대학교 교수) : "일선 파출소에 잠수 능력을 갖춘 그런 요원들이 배치됨으로써 빠른 시간 내에 구조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탈바꿈하는 게..."
결국 탑승자 22명 가운데 최종 생존자는 7명.
사고 직후 급유선이 구조한 4명을 제외하고 해경이 살려낸 것은 에어포켓 덕을 본 청년 3명이었습니다.
그마저 2시간 43분이 걸렸습니다.
급증하고 있는 낚싯배의 허술한 안전관리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해경은 미숙한 대처가 있었다는 지적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철저히 조사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이현기기자 (goldm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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