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과연 인공지능(AI)을 새로운 신(神)으로 숭배할까?

김유진 인턴 2017. 12. 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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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뉴스·정보를 묻는 대로 가르쳐주는 시리·알렉사·지니, 자율주행 무인(無人)차량, 바둑의 세계 최고수를 넉넉히 이기는 알파고까지 아무리 ‘인공지능(AI)‘의 시대라지만, ‘인공지능’을 숭배하는 세상이 온다고?

얼토당토않은 얘기처럼 들리지만, 미국에선 이미 AI 신(神)을 숭배하는 ‘미래의 길(Way of the Future)’라는 비영리 종교법인이 설립됐다고, 미국의 폭스뉴스와 영국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구글과 우버에서 개발자로 널리 알려진 앤서니 레반도스키가 설립한 이 AI 종교법인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신격(神格·Godhead)을 개발하고 이를 현실화하고, 이 신격의 숭배를 통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람들은 AI의 ‘복잡한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길찾기·날씨 정보·의료적 진단까지 ‘부탁’하며 그 결과가 ‘최적’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렇게 일상에서 ‘믿고’ ‘의지하는’ 대상이라면, AI도 신(神)과 같은 종교적 숭배 대상이 될 수 있지 않느냐는 논리다.

이미 2029년이 되면, 컴퓨터가 인간의 지적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상태. 인공지능(AI)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성경’을 쓸 수 있으며, 사람이 AI에게 ‘순종’하기를 바랄 수 있다.

이 탓에, 미국의 IT 거물이자 전기차 테슬라의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 같은 이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의 존재가 인류에 주는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앞으로 더욱 발달한 모습을 띨 AI를 ‘신’으로 받아들일 것이냐에 대해, 신학교 출신의 변호사인 존 미첼은 폭스 뉴스에 “초월적인 존재를 숭배하는 인간의 성향이 인공지능에 적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번개가 치고 파도가 부서지고 해가 지는 것 등의 자연 현상 뒤에는 이를 초래하는 ‘더 높은 파워’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AI 종교’라는 개념을 더 잘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AI 및 인간 의식 분야 전문가이자 ‘이매지네이션 엔진스(Imagination Engines)’의 대표인 스티븐 탈러 박사도 “AI가 앞으로 인류가 직면한 사회·정치·경제·환경에서의 엄청난 난제(難題)들에 해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결국 AI는 인류에게 ‘메시야’와 같은 존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I 신’은 미국 실리콘 밸리의 기술 신봉자들의 ‘과장된 착각’이라는 반박도 있다. 미국 터프츠대 인간·로봇 상호작용 랩의 토머스 아놀드 연구원은 “마치 실리콘밸리에서 한 개의 앱이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크게 바꿀 수 있다고 보는 것처럼, ‘종교’도 기술에서 뽑아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전통적인 종교가 그 동안 맡아왔던 슬픔과 상실감, 비극과 사회정의, 이웃에 대한 더 큰 책임감 같은 것들은 AI에서 배제된다”며 “과연 이렇게 메마른 AI를 숭배할지는 신만이 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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