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주고받아야할 축구.. 이재성의 전후반이 달랐던 이유

임성일 기자 입력 2017. 12. 12.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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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기본적으로 공을 주고 받아야하는 스포츠다.

그렇게 공을 상대 진영까지 잘 연결해 슈팅을 날리고 골문을 통과해 득점을 올리면 이기는 종목이다.

한국은 이재성이라는 확실한 수준의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를 받쳐주는 이가 없어 효과적으로 상대를 공략하지 못했다.

상대 수비가 겹겹이 골문 근처를 포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재성은 고군분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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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대한민국과 북한의 축구경기에서 이재성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17.12.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도쿄(일본)=뉴스1) 임성일 기자 = 축구는 기본적으로 공을 주고 받아야하는 스포츠다. 그렇게 공을 상대 진영까지 잘 연결해 슈팅을 날리고 골문을 통과해 득점을 올리면 이기는 종목이다. 패스가 기본이다. 홀로 드리블해서 슈팅까지 진행해도 상관없지만 그런 원맨쇼는 현대 축구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축구는 서로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그리고 서로 간의 '수준'도 얼추 맞아야한다. 주는 사람이 아무리 기막힌 패스를 뿌려도 받는 이의 판단이나 움직임이나 트래핑이 미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받으려는 이가 아무리 좋은 공간으로 빠져 들어간다 해도 그때를 맞춰 적절한 패스를 행하지 못하면 헛심만 쓰게 된다.

주고받아야하는 이들의 수준과 호흡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느껴지던 북한과의 경기였다. 한국은 이재성이라는 확실한 수준의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를 받쳐주는 이가 없어 효과적으로 상대를 공략하지 못했다. 이기기는 했지만 쉽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2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상대 자책골에 편승에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9일 중국과의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1승1무를 기록, 오는 16일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대회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경기는 예상대로였고 색깔이 명확했다. 북한은 포백 그리고 그 앞에 미드필더 5명까지 이른바 '두 줄 수비'를 가동했다. 공이 위험지역으로 접근했다 싶으면 박스 안으로 8~9명까지 들어왔다. 진짜 밀집수비였다.

신태용 감독은 상대의 이런 선택을 예상하고 젊고 빠르고 많이 뛰는 선수들로 스타팅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한국 이상으로 젊고 강한 북한 선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움직임에 맞서 한국은 경기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조금씩 보다 좋은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결국은 2%가 부족했다. 어찌어찌 상대 진영까지는 넘어갔지만 그 마지막에 좁은 틈을 뚫고 비수를 꽂을 수 있는 정교한 작업은 나오지 않았기에 '결정적 장면'은 만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에게 승리를 안긴 득점은 우리가 넣은 게 아닌 상대의 자책골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빛난 것은 이재성이다. 왜 프로 4년차인 그가 2017년 K리그 클래식 MVP에 선정됐는지, 1골1도움을 기록했던 중국과의 1차전에 이어서도 또 다시 증명했다. 상대 수비가 겹겹이 골문 근처를 포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재성은 고군분투했다.

드리블로, 터치로, 패스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찬스를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이재성은 그 좁은 공간에서도 통했다. 다만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줄 동료들의 호흡이 미흡했다.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뛰지 않았다는 지적이 아니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경기 내내 헌신적으로 움직였지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보다 아쉬운 것은 그 돋보임이 끝까지 이어지진 않았다는 점이다. 전반전의 이재성과 후반전의 이재성이 차이가 있었다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홀로 뛰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재성도 나중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재성이 팀 수준을 끌고 올라가지 못하고 외려 이재성의 플레이가 같이 가라앉은 셈이다.

결국 아무리 좋은 선수도 홀로 경기를 지배하기는 힘들다. 축구는 기본적으로 공을 주고, 또 받아야하는 종목이다.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재성 역시 더 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더 높은 수준의 플레이어라면, 팀 수준을 끌고 나가는 힘도 필요하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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