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이견 속 '구동존이' 메시지 나올까.. 문재인 대통령, 어깨 무거운 방중

손성태/김채연 입력 2017. 12. 12. 18:52 수정 2017. 12. 1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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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중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연설문 '열공'
회담 결과는 공동 아닌 각자 발표
한국당 "안되는 건 NO라고 해야"
유승민 "굴욕 외교는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 15일 베이징대학서 연설
16일엔 충칭 현대차 찾은 뒤 귀국

[ 손성태/김채연 기자 ]
취임 후 첫 중국 방문과 세 번째 한·중 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정상회담 준비에 몰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읽은 총 68쪽 분량의 연설문을 정독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소원해진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 주석의 철학과 비전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사드 이견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중국 국영방송 CCTV와 한 인터뷰가 11일과 12일 연속 방영됐다. CCTV는 “중국 방문은 양국 관계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중점 소개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세 번째 정상회담 결과는 ‘공동 언론 발표’가 아니라 ‘각자 언론 발표’ 형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양국의 공동 언론 발표라는 표현을 언론 발표로 정정한다”며 “발표문 내용에 대한 사전 조율은 있겠지만 언론 발표는 양국이 별도로 확정해 개별 진행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외교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정상회담 성과로 평가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되 같은 것을 찾음)’의 실용 외교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과 무역문제 등 주요 이슈에 대해 ‘구동존이’ 형식의 공조를 이끌어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사드 문제가 양국 교류 재개에 다시 발목을 잡는 건 피차 유리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마련된 것은 분명하다”며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의연하고 담담하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공동성명 없는 정상회담인 만큼 성과에 대한 기대가 약해졌다”면서도 “일단 만남으로 최악의 상태는 벗어났고 시간을 가지고 서서히 풀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 단호한 ‘주권외교’ 주문

야당에선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사드 운용과 추가 배치, 미사일 방어체계와 한·미·일 안보협력은 한국의 안보주권에 관한 사항”이라며 “문 대통령은 중국에 사드 보복 중단을 분명하게 요구하고, 안 되는 것은 분명하게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중국이 (한국 정상의) 국빈방문이라고 하면서도 과거 조공받던 나라처럼 매우 무례하게 굴며 군사주권 포기를 요구한다면 단호히 거부하고 공동성명, 공동기자회견 형식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 요구 △3불(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1한(사드의 제한적 운용 거부) 등 군사주권 수호 △중국이 제시한 쌍중단(북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 등 굴종 외교 거부를 주문했다.

◆충칭 현대차 방문

문 대통령은 13일 오전 서울을 출발해 3박4일간 방중 일정에 들어간다. 첫 일정으로 재중국한국인 간담회를 열고 동행한 경제인들과 함께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다.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도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방중 이틀째인 14일 오전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 참석한 뒤 오후에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15일엔 베이징대에서 연설한다. 한국 대통령이 베이징대에서 연설하는 것은 2008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이후 9년여 만이다. 이어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리커창 총리를 잇따라 면담하고 충칭으로 이동한다. 방중 마지막날인 16일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 뒤 한·중 제3국 공동진출 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곧이어 중국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는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 회동을 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3박4일간 일정을 마치고 이날 밤 귀국길에 오른다.

손성태/김채연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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