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장례식 日기업인 "죽는것은 대단한 일..인생 충분히 즐겼다"

2017. 12. 12. 18: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죽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을 충분히 즐겼고 수명에도 한계가 있다.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

일본의 한 기업인이 자신의 생전 장례식을 열어 주목받고 있다.

안자키 사토루 고마쓰 제작소 전 사장이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낸 광고. 그는 광고를 통해 암 선고를 받았다며 '감사의 모임'을 열겠다고 알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캡처=연합뉴스]

12일 NHK에 따르면 고마쓰 제작소의 전 사장인 안자키 사토루(安崎曉·80)씨는 지난 11일 일본 도쿄(東京) 도내의 한 호텔에서 '감사의 모임'을 열었다.

모임의 이름만 보면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이 모임은 말기암 선고를 받은 고마쓰 씨가 생의 끝자락에서 직접 주최하는 자신의 장례식 자리다.

그는 지난달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과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결심을 알린 뒤 지인들에게 모임 개최 소식을 전했다.

그는 광고에서 "담낭암이 발견됐고 다른 장기로 암이 퍼져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삶의 질을 우선시해 방사선 항암 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면서 "건강한 상태에서 많은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모임을 마련했다"고 알렸었다.

'감사의 모임'에는 일 관계로 알게 된 지인과 학창시절 동급생 등 1천 명이 모였다.

행사장에는 안자키씨가 그동안 친교를 나눴던 사람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이 전시됐다. 그는 참석자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하며 감사의 말을 했다.

고마쓰 제작소의 전 사원은 "매우 즐거운 모임이었다. 삶의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고, 안자키씨와 고교시절 동급생이었던 여성은 "매우 청결한 삶을 살았던 안자키씨에게 감사의 말을 했다"고 고마워했다.

안자키씨는 모임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침울한 것을 싫어해서 즐겼으면 하는 생각에서 모임을 열었다. 많은 사람이 와서 솔직히 피곤하기는 하다"며 "마지막까지 바동거리는 것은 내 취미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다양한 형식의 임종 준비 모임을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슈카쓰'(終活·임종 준비 활동)'가 퍼지고 있다.

NHK는 SNS상에 "능동적으로 삶을 끝내는 방식이다", "죽음이 가까워졌는데도 공포를 이겨내고 감사의 마음을 갖다니 대단하다"는 등 안자키씨의 '감사의 모임'에 감명을 받았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안자키 사토루(80) 전 고마쓰 제작소 사장이 일본 도쿄(東京) 도내 한 호텔에서 열린 자신의 생전 장례식 후 기자들에게 생각을 밝히고 있다. 그는 말기암 선고를 받고 연명치료를 포기한 뒤 이날 '감사의 모임'을 개최했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bkkim@yna.co.kr

☞ 송승헌, 서초구 빌딩 사들여 시세차익 1위 오른 비결은
☞ 재학생 유일 수능 만점자 "학원은 화학Ⅱ 한 과목만"
☞ 청혼앞둔 고층빌딩 클라이머, 62층 빌딩서 추락사
☞ 승무원에 "내 아이 화장실 데려가라"…진상 승객들
☞ "네팔서 한국민의 대리모 출산사례 있어"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