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시장 뒤흔든 전기차.. 리튬이 석유 자리 위협

박종원 입력 2017. 12. 1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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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유업계에서 1900년대 초반은 기술 발전과 함께 희비가 엇갈리던 시절이었다.

내연기관의 시대가 가고 친환경 전기 모터가 세계를 지배하면서 리튬, 코발트를 비롯한 배터리 재료들이 석유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씨티그룹에 의하면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리튬은 오는 2021년까지 매년 35%씩 증가할 전망이다.

문명을 이끄는 원자재가 석유에서 리튬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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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100년 넘게 시장 장악
충전용 배터리 수요 급증해 주요 소재인 리튬값 치솟아
세계 석유업계에서 1900년대 초반은 기술 발전과 함께 희비가 엇갈리던 시절이었다. 핵심 수입원이었던 등유 판매는 백열전구의 확산으로 갈수록 줄어들었지만 석유 생산은 기술 발전에 힘입어 계속 늘어났다. 그러나 불황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행기가 널리 퍼지면서 뒤집어졌다. 당시 미국 석유업계를 독점했던 스탠더드오일의 휘발유 매출은 1900~1911년 사이 3배가 늘며 등유 매출을 넘어섰다.

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난 지금,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한때 석유를 구했던 기술의 진보는 이제 강력한 경쟁자를 석유 앞에 데려왔다. 내연기관의 시대가 가고 친환경 전기 모터가 세계를 지배하면서 리튬, 코발트를 비롯한 배터리 재료들이 석유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배터리 재료 시세 천정부지

12일 외신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세계 최대 리튬 소비시장인 중국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순도 99%) 가격은 지난주( 8일)기준 t당 15만5000위안(약 2557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7% 올랐다. 탄산리튬은 리튬을 가공한 물질로 충전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또 다른 중요 소재인 코발트 가격은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으로 t당 7만5000달러(약 8192만원)로 1년전에 비해 145% 폭등했다.

배터리용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에서 더 많은 배터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에 의하면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리튬은 오는 2021년까지 매년 35%씩 증가할 전망이다. 모간스탠리는 별도 조사에서 올해 자동차 업계 리튬과 코발트 수요가 각각 4만8189kt과 1만1320kt에서 2025년에 각각 37만5134kt, 6만2940kt로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리튬.코발트.니켈.구리 시장도 비슷한 흐름으로 추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현상을 두고 19세기초 조명용 등유가 고래기름을 밀어냈던 사건 이후 원자재 업계의 가장 큰 패러다임 변화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문명을 이끄는 원자재가 석유에서 리튬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시대 이끄는 '하얀 석유'

배터리 재료가 석유를 밀어낸다는 주장의 가장 큰 근거는 전기차 시장의 확장이다. 미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조사 결과 완전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올해 세계적으로 120만대가 팔렸지만 2030년에는 3150만대가 팔릴 것으로 보인다. 최대 시장은 중국으로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45%가 중국에서 나왔다. 전기화 바람은 자동차뿐만이 아니다. 유럽 비행기 제작사 에어버스는 지난달 발표에서 2020년까지 전기모터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비행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하얀 석유'라고 불리는 리튬을 캐는 기업들은 이미 돈방석에 올랐다. 미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ETF(상장지수펀드)로 리튬 및 관련 기업들의 주식을 추적하는 리튬앤드배터리테크ETF는 8일 기준으로 50.11%의 연수익을 거뒀다.

다국적 투자사인 ETF시큐리티스의 맥스웰 골드 투자전략이사는 "우리는 이러한 원자재의 새로운 시대가 산업과 성장 면에서 보다 중요해지는 분수령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아직까지 어느 원자재가 승자가 될 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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