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1조 한화지분 판다..글로벌 큰손 '눈독'

강두순,한우람 입력 2017. 12. 12. 17:39 수정 2017. 12. 1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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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SDI 보유 지분, 신사업투자 재원마련하려 이달 20일 예비입찰 실시
석유화학업 슈퍼사이클에 MBK·TPG캐피털 등 가세..연기금 대거 인수전 참여
삼성물산과 삼성SDI 등이 보유하고 있는 1조원 규모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전에 글로벌 큰손들이 입질에 나섰다. 반도체와 더불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된 모습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 지분 25.10%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매각주간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통해 오는 20일 예비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예비입찰에는 국내 대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스틱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글로벌 PEF 운용사인 TPG캐피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여기에 캐나다 국부펀드, 중동계 국부펀드 역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IB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PEF 운용사 주요 출자자가 글로벌 연기금이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 세계 연기금이 이번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전에 참여하는 셈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삼성·한화 빅딜을 통해 2015년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빅딜 이후에도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각각 20.05%, 4.05% 갖고 있었다. 빅딜 과정에서 한화그룹이 막대한 자금 부담을 진 까닭에 이를 덜어주는 한편 향후 성장 과실을 양 그룹이 공유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삼성물산 등은 석유화학 업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며 추가 가치 상승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신수종 사업 등에 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할 적기라는 판단하에 기업공개(IPO) 이전에 지분 매각을 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빅딜 당시에도 석유화학 업황이 바닥이라는 판단에도 다양한 투자 대안의 기회 비용을 감안해 매각이라는 결단을 내린 바 있다"며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을 통해 1조원 넘는 자금을 손에 쥘 경우 새로운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빅딜 과정에서 취득한 자금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신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시가총액 23조원이 넘는 기업을 불과 2년 만에 일궜다. 시장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이번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이 단순한 '고점매도'라는 시각은 편협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최근 2년간 지속된 석유화학 업종의 슈퍼사이클이 반도체와 더불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기 확장과 중국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국내 화학 업체 상승 사이클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석유화학·정유 제품에 대한 수요는 통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동행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6%에서 3.7%로 상향 조정하며 2011년 이후 최대 경제성장을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세계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중국은 최근 환경 규제 강화로 현지 석유화학 업체 생산 활동이 위축되면서 수입으로 내수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화된 환경보호 감찰로 인해 다수 현지 공장이 가동 정지 처분 혹은 벌금을 부과받으며 수급 불균형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내년에는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 정책이 시행될 전망이어서 중국발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국내 석유화학 업체가 수혜를 누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는 석유화학제품 중 방향족 제품이 중·장기적으로 양호한 수급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라자일렌(PX), 벤젠 등과 같은 방향족 제품은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 수요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동종 상장사인 롯데케미칼과 대한유화에 대한 시장 목표주가는 각각 47만5000원, 35만8750원이다. 이는 지난 11일 종가 대비 각각 30.32%, 39.05%나 높은 수치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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