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중동 3개국 방문..'목적이 훤히 보인다'

김진 기자 2017. 12. 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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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동 3개국을 11일(현지시간) 잇달아 방문했다.

미국의 예루살렘 선언으로 분노한 중동을 달래 러시아의 역내 영향력을 키우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자국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강조하려는 모습이다.

푸틴 대통령의 행보는 중동에서 줄어드는 미국의 입지를 틈타 러시아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내년 2월 본격적으로 대선 운동을 시작하기 전 시리아에서의 러시아 역할을 축소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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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새 시리아·이집트·앙카라 방문
美외교 공백 틈타 중동 장악·대선 셈법
1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의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동 3개국을 11일(현지시간) 잇달아 방문했다.

미국의 예루살렘 선언으로 분노한 중동을 달래 러시아의 역내 영향력을 키우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자국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강조하려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시리아·이집트·터키를 연속으로 방문해 각국 지도자들과 회동했다.

첫 방문지는 시리아 크메이밈에 있는 러시아 공군기지다. 이집트 카이로를 향하던 도중 이곳을 찾은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군 장교로부터 환영을 받은 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7개월간 시리아에 주둔한 장병들의 귀국을 발표했다.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과 시리아 내전이 종결 수순을 밟는 만큼 일부 병력의 철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후 카이로에서 열린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러시아의 이집트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약을 공개했다. 이는 이집트 최초의 원전으로 300억달러(약 32조7000억원) 규모다.

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집트 러시아의 이집트행 직항 항공편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2015년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자국 여객기가 테러로 추락하자 직항편 운항을 중단했었다.

이날의 마지막 목적지였던 터키 앙카라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올들어 여덟 번째 만남을 가졌다. 두 정상은 시리아 내전, 러시아산 방공미사일시스템 S-400 판매 등을 논의했다.

터키는 앞서 S-400 매매를 거절했으나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이번주 안으로 S-400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결론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오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오른쪽)과 기자회견을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푸틴 대통령의 행보는 중동에서 줄어드는 미국의 입지를 틈타 러시아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시리아 내전을 비롯한 중동 문제에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 왔다. 또 최근에는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 3개 성지가 공존하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면서 중동을 비롯한 아랍권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러시아는 이전에도 사우디아라비아·터키와의 관계를 좁히며 중동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했었다.

동시에 이번 방문은 4선 연임을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적인 정치인으로서 면모를 드러내 내년 3월 대선에서 자국민들의 지지를 구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특히 자국에서 비판 여론을 일으켰던 시리아 내전 개입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의 승리로 마무리된 것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크메이밈 공군기지 방문을 일종의 '승리 과시'(victory lab)라고 표현하며, 병력 철수가 시리아 내전 개입에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내년 2월 본격적으로 대선 운동을 시작하기 전 시리아에서의 러시아 역할을 축소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에서 군사뿐 아니라 외교 부문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승리를 원한다며, 이를 달성하고자 시리아 정권을 압박하는 수단으로써 병력 철수를 발표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11일(현지시간) 오전 시리아의 러시아 공군기지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AFP=뉴스1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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