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읽는 중국]대졸 초임이 보여준 미래의 한⋅중 AI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2017. 12. 1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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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 취업박람회 AI 일자리 초임 연봉 5000만원 수준...韓 IT 급여수준 6번째와 비교베이징 상하이 선전 항저우 AI메카 경쟁 인재 블랙홀 “중국에서만 100만~500만명 부족”

이달초 시안(西安)교통대에서 열린 취업설명회에 참가한 석사 졸업생 치우시(邱熙)는 중국 관영 CCTV에 “AI 일자리 연봉이 30~40만위안(약 4900만~6500만원)수준”이라고 전했다. AI전공이 있는 중국내 20개 대학중 한 곳인 이 대학의 전신(電信)학원 스펑(史锋)부서기는 “9월 개학이후 많은 기업들이 AI 화상인식 머신러닝 등 분야의 졸업생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사회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텐센트연구원이 이달초 펴낸 ‘2017 글로벌 AI 인재 백서’에 따르면 올해 평균 월급여는 2만 5800위안(약 에 달했다. 연봉으로는 31만위안 수준이다. 5년 이상 업무경력을 가진 AI 인재의 평균 연봉은 48만위안으로 일부 핵심인재의 최근 3년 간 급여 연평균 증가율은 25%에 달했다.

중국 정부가 AI산업 선진국이 되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코트라 난징 무역관

중국 업계 최고수준의 AI 엔지니어 연봉은 IT(정보기술) 대졸 초임이 4000만원 수준인 한국과 비교된다. 잡코리아가 파악한 한국의 올 하반기 대졸초임 업종별 현황을 보면 조선⋅중공업이 4383만원으로 가장 많고, IT는 4014만원으로 기계⋅철강 금융 건설 석유화학에 이어 6번째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481달러(약 922만원)로 한국(2만7633달러)의 31% 수준에 불과한 걸 감안하면 중국 AI 엔지니어의 높은 급여 수준을 실감하게 된다.

중국에서 AI 엔지니어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대우를 받는 현실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동력중 하나인 AI산업의 한⋅중 미래 경쟁력을 엿보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에 열린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 보고에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인터넷 빅데이터와 함께 실물경제와의 융합을 강조한 기술이 AI일만큼 중국 당국의 AI 육성책도 잇따르고 있다.

링크드인이 7월에 내놓은 ‘AI 영역 인재보고서’ 등 최근 중국 안팎에서 발간된 보고서를 기반으로 중국 AI 인력 시장 관련 지표를 짚어본다.

◆극심한 인력 부족...AI경쟁은 인재 전쟁

텐센트연구원은 올 10월 기준 보수적으로 잡아도 중국에서 100만명이상의 AI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반 IT엔지니어에 비해 양성시간이 더 필요한 현실을 감안하면서 인력부족을 단기간내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공업정보화부 교육시험센터 저우밍(周明) 부주임을 인용, 중국의 AI 인재 부족규모가 지난해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전하기도 했다. 100만~500만명의 인력부족을 겪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텐센트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한 AI인재 수요는 2016년 2.7배로 늘었고, 2017년 1~10월의 경우 5.3배 수준에 달했다. AI경쟁이 인재 전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만하다.

◆중국, 경력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5년이상 경력요구 43%에서 25%로 줄어

링크드인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AI 인력구조의 큰 차이점중 하나가 미국의 경우 경력이 많은 인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10년이상 경력을 가진 인재의 비중이 71.5%에 달했다는 건 미국이 AI 선도국임을 보여준다.

반면 중국은 38.7%로 미국에 비해 크게 낮다. 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중국에서는 AI 경력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텐센트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AI인력 채용때 요구하는 경력기간이 갈수록 줄고 있다. 1년 경력이 안되도 무관하다고 보는 기업들의 비중이 지난해엔 1.7%였지만 올해는 6%로 늘었다. 5년 이상 경력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비중은 지난해 43.3%에서 올해 25.6%로 크게 줄었다.

중국 AI 인재의 평균 경력은 미국에 비해 짧지만 학력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석사급 이상 인력이 62.1%로 미국(56.5%)보다 높았다.텐센트연구원에 따르면 중국내 AI 인재 가운데 80년대 이후 출생자가 55.1%로 가장 많았다.

◆스타트업 급증이 인재 수요 창출

중국의 AI 스타트업 열풍이 인력수요를 늘렸다. 텐센트연구원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중국의 AI 스타트업은 592개사로 미국(1078개사)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하지만 세계적으로는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592개사가 3만 9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중국의 AI스타트업은 최근 3년새 창업한 기업이 72%에 달했다고 아이아이미디어가 전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은 화상인식 분야가 24.7%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급여수준은 자동차 자율주행분야가 월간 기준 4만 1400위안으로 가장 높았다.

화상인식의 경우 평균 월급여가 2만3600위안으로 AI 분야에선 가장 낮았다. 인력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일반 기술 엔지니어 급여보다 40~80% 많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AI 스타트업 수로는 세계 2위이지만 AI인재 규모에서는 중국이 5만명을 웃돌아 세계 7위에 머물렀다고 링크드인이 전했다. 미국(85만명)의 6%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미국이 AI인재 최대 공급처

미국은 중국이 유치한 해외 AI 인재의 43.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링크드인이 2013~2016년 중국인 해외 유학생을 기초로 추산한 결과다.이 기간 귀국한 해외파 AI 분야 유학생은 매년 14% 증가했다. 특히 해외에서 업무경력까지 쌓은 해외파의 귀국은 연평균 10% 안팎 늘어났다.

미국이 중국으로 돌아오는 AI 분야 해외유학파의 최대 공급지가 된 것은 AI 유명 대학이 밀집한 때문이다. 텐센트연구원에 따르면 AI 연구를 하고 있는 대학이 미국은 168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캐나다(22개) 중국(20) 영국(20개) 인도(18개)수준으로 나타났다.

발표논문수와 인용횟수 등을 기준으로 산출한 글로벌 대학 AI 영향력 순위에 따르면 MIT 카네기멜론 스탠포드대 등 미국 대학이 1~3위를 차지했다. 중국내에서는 칭화대 베이징대 저장대 순으로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두 텐센트 디디추싱 등이 미국의 시애틀이나 실리콘밸리에 AI연구소를 세우는 가장 큰 이유가 인력 수혈 때문이다. 텐센트는 시애틀에 AI연구소를 세운 배경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의 우수 인재들이 그 지역을 떠나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바이두의 경우 실리콘밸리에서 머신러닝 분야 AI 엔지니어를 뽑는데 12만 6000달러의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배당과 인센티브 주식까지 포함하면 22만달러에 이른다는 게 중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중국 도시 AI 메카 경쟁...베이징 상하이 선전 순 인력수요

텐센트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AI 스타트업의 42.9%가 베이징에 몰려있다. 베이징이 전체 AI 인재수요의 44.7%를 차지해 가장 많은 것과 비슷하다. 실제 AI인재가 가장 몰린 지역은 베이징으로 34.1%에 달했다고 링크드인이 전했다.

베이징은 AI기업에 몰린 투융자 규모에서도 가장 많았다. 2000년 이후 베이징의 AI기업에 28억달러가 유입돼 같은 기간 중국 전체 AI 기업 투융자 유치규모의 34%를 차지했다.

베이징 다음으로는 상하이 선전 광저우 항저우 등이 AI 분야 스타트업 수나 인재수요, 투융자 유치 규모 등 여러 측면에서 모두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의 AI메카 경쟁이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중국이 공격적으로 늘리는 AI 지식재산권 역시 베이징 상하이 선전 난징 항저우 청두 광저우 등의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만해도 6879건에 그쳤던 중국의 AI 지재권 등록건수는 지난해 2만 9023건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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