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는 동부대우전자, 생존전략은 '현지화'

임동욱 기자 2017. 12. 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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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까지 인수전 최종 결론 전망..유력 인수후보 '안갯속', '현지 맞춤형' 영업 강화
동부대우전자 광주공장 전경 /사진제공=동부대우전자

새 주인을 찾는 동부대우전자가 '현지 맞춤형' 전략을 통해 재도약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인수전이 진행 중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기업으로서 독자적인 생존 능력을 탄탄히 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는 생존 전략이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부대우전자는 해외 바이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영업망 관리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동부대우전자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 해외 거래선들이 거래지속 여부 등을 놓고 불안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인수전 결과와는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동부대우전자가 해외 영업망에 신경을 쓰는 것은 우선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약 80%에 달하기 때문. 현재 국내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 생산법인 4개, 판매법인 11개, 지사 및 지점 20개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가 거의 중단된 상황에서 영업 활동 강화는 생존을 위한 현실적 해법이다.

그동안 동부대우전자는 제품 설계와 개발 단계부터 △부품 표준화 △공용화 △모듈화라는 기본 원칙을 적용해 글로벌 생산기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스탠다드 모델'을 개발, 이를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파생모델로 출시하는 현지화 전략을 펴 왔다.

멕시코에서는 10여 가지의 현지 요리를 자동 메뉴를 통해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셰프멕시카노' 전자레인지를 출시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중동 시장에서는 현지 특화 제품인 '자물쇠 냉장고'가 지역 냉장고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자신의 물건에 손대는 것을 싫어하는 중동인의 습성에 착안, 냉장고에 자물쇠를 달았다. 2015년에는 얇고 부드러운 히잡을 위한 '히잡 세탁기'를 출시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바틱'(인도네시아 전통 의상) 세탁기, '아얌고랭'(인도네시아 전통 음식) 프라이어오븐 등을, 중국에서는 '차보관 3도어 냉장고', 골드 컬러를 적용한 벽걸이 드럼 세탁기 '미니' 등 현지화 제품들을 출시했다.

동부대우전자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예상 매각금액은 약 2000억원으로, 재무적 투자자(FI)와의 계약 조건 등을 감안할 때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이번 인수전의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및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 중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는 곳은 이란 엔텍합과 터키 가전업체 베스텔 정도다.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그룹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유위니아 등 일부 국내 업체들도 인수 의사를 보였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은 인수희망자가 있을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까지) 계속 열려있는 구조"라며 "막판까지 어떤 인수 후보가 나타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란 최대 가전업체 엔텍합은 지난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동부대우전자의 선진) 인수전에도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가격협상 시 이견으로 잔금을 내지 않아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한편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2013년 동부그룹(현 DB그룹)이 FI들과 손잡고 275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1350억원을 출자해 지분 45.8%를 확보한 FI들은 동부그룹이 2016년까지 동부대우전자의 순자산 규모를 180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지 못하거나, 2018년까지 기업 공개를 하지 못할 경우 그룹이 보유한 지분(54.2%)을 포함한 지분 전부를 매각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말 순자산이 1600억원대로 떨어졌고, 올해 7월 매물로 나왔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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