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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골프매거진]'골프 게임의 절반' 퍼트의 열쇠, 맞춤형 퍼터 찾기

조회수 2017. 12. 18. 08: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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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터져 나오는 곡소리의 근원지는 주로 그린이다. 올해도 다수의 골퍼가 퍼트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퍼트는 스코어를 결정하는 요소라 골프 게임의 50%라고들 한다. 퍼트 정복을 위해서 우선 퍼터부터 잘 골라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찾는 방법을 소개한다.
(위부터) TAYLORMADE SPIDER TOUR RED 퓨어 롤 인서트 기법을 적용해 볼이 정방향으로 구를 수 있게 도와준다, TITLELIST SCOTTY CAMERON FUTURA 6M 강화된 관성모멘트를 통해 중심을 빗맞은 스트로크에도 높은 관용성을 기대할 수 있다, TAYLORMADE TP RED CHASKA 말렛형 퍼터 가운데에 큰 원을 뚫은 테일러메이드의 신형 밸런스 페이스 퍼터. 3줄의 선명한 조준선은 편안하고 자신감 있는 스트로크를 도와준다. [사진 신중혁]

기능과 디자인 따른 퍼터 변천사

피팅 전문가들은 퍼터 피팅이 가장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첨단 과학의 접목으로 기능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퍼팅은 멘털이 절대적인 요소라 정형화된 모범 답안을 제시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퍼팅 향상 방법은 존재한다. 자신의 스트로크를 면밀히 분석해 문제점을 찾고, 퍼터의 기술적인 요소를 섭렵하는 게 그 첫 번째 열쇠다. 스트로크의 문제점을 진단하기 위해서 먼저 퍼터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우선 퍼터가 어떻게 변했는지, 어떤 기능들이 첨가되면서 발전했는지, 그 변천사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변천사 속에는 골퍼들의 요구와 성향들이 반영돼 있다. 골퍼들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퍼터의 발전이 이뤄졌다. 초창기 퍼터는 우드의 헤드 모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드와 아이언처럼 나무 소재의 투박하고 단순한 구조였다. 19세기에는 아이언과 비슷한 얇은 헤드 모양의 퍼터가 사용되기도 했다.

블레이드 퍼터의 시초인 일자형 퍼터는 19세기 말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세기 들어 금속 소재를 채용하고 얼라인먼트 기술이 도입되는 등 본격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말 핑골프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주도했다. 이전까지는 대부분이 블레이드와 불스아이(Bull’s Eye) 스타일의 퍼터를 사용했다. 하지만 핑은 스위트 스폿이 좁아 볼을 제대로 맞히지 못했을 때 방향성 미스가 컸던 블레이드형의 단점을 주목했다. 방향성 개선을 위해 새롭게 개발된 퍼터는 다이폴(Dipole) 구조의 형태였다. 퍼터의 토우(Toe)와 힐(Heel)에 헤드의 전체 무게 중 70% 이상을 분산시킨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스위트 스폿의 확대를 가져왔다. 다이폴 형태는 빗맞았을 때 퍼터 헤드의 회전력이 줄어들면서 방향성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다이폴 형태 구조는 이후 보편화됐고, 20년 이상 퍼터 시장을 지배했다. 1990년대 들어 반달 모양 등으로 헤드 크기를 확대한 말렛형 퍼터 출시로 또 한 번 변혁의 시대가 열렸다. 말렛형은 초보 골퍼들이 타깃을 향해 똑바로 볼을 보낼 수 있도록 무게중심을 낮추고 스위트 스폿을 넓힌 형태다. 기존 블레이드형은 다양한 스트로크 구사가 가능했지만 컨트롤이 힘들어 초보 골퍼들이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캘러웨이가 퍼터 제조사인 오디세이를 인수하면서 말렛형 퍼터의 선두 주자로 나섰다. 말렛형 퍼터는 반달 모양에서 날개와 뿔 모양 등 독특한 디자인으로 발전했다.

다음으로 등장한 혁신적인 디자인은 오디세이의 투 볼 퍼터였다. 대형 헤드에 두 개의 볼을 그려 넣은 우주선 같은 모양의 투 볼 퍼터는 골프공과 똑같은 크기의 볼 그림을 적용한 얼라인먼트 기술로 스트로크의 정교함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도 투 볼 퍼터를 사용하며 전성기를 누렸고, 여자 골퍼로는 유일하게 18홀 59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퍼터는 다른 클럽보다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으로 진화됐다. 과거에도 스파이더 모양의 퍼터가 출시됐지만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다. 프로 골퍼들이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프로 골퍼들도 독특한 모양의 퍼터를 사용하고 있다. 프로 골퍼들이 일반 헤드 크기의 2~3배에 달하는 대형 퍼터를 사용하고, 기하학적 모양의 퍼터도 거리낌 없이 쓰면서 디자인에 대한 거부감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원희 핑골프 팀장은 “최근 퍼터를 고를 때 디자인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 비해 모양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헤드 크기의 규격 하에 기하학적인 디자인이 더 많이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PING SIGMA G WOLVERINE T 가운데 선명하게 새겨진 T라인이 안정적인 어드레스를 가능케 한다. 페이스 안쪽에는 페박스 엘라스토머를 삽입해 부드러운 타구감을 느낄 수 있다, (왼쪽부터) ODYSSEY O-WORKS V-LINE, TAYLORMADE TP RED ARDMORE3, PING SIGMA G TYNE 양끝이 휘어진 V자 모양의 퍼터. 무게중심이 낮고 정렬이 쉬워 안정감을 준다. 초보 골퍼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당구 큐대 고르듯 ‘심쿵 그립감’ 핵심

당구장에 가면 가장 먼저 마음에 드는 큐대를 찾는다. 일반인들은 당구대 위에 큐대를 올리고 한 번 굴려본다. 큐대의 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꿈틀꿈틀 구르는 경우 다른 큐대로 갈아탄다. 구름이 마음에 든다면 다음으로 큐대를 잡고 공을 세게 쳐본다. 가격했을 때 수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거나 느낌이 편하지 않으면 다시 큐대 교체를 시도한다.

당구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건 퍼팅이 당구와 깊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구 큐대를 잡았을 때 그립감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자기 손에 익숙하고 편안한 게 최고의 큐대다. 당구 동호인들이 전용 큐대를 사용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J&J 길제성 피터는 “퍼팅은 샷과는 완전히 다른 경기로 접근해야 한다. 퍼팅은 진자운동인데 당구로 접근하면 이해하기가 편할 수 있다. 큐대를 선택하는 그 느낌 그대로 퍼터를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큐대를 큐걸이에 넣고 스트로크를 하는 동작은 골프의 진자운동과 비슷하다. 큐대 스트로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수구는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퍼팅과 같은 원리라고 볼 수 있다. 길제성 피터는 “퍼터를 잡았을 때 편안한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가격과 모양을 떠나서 잡았을 때 느낌이 오는 퍼터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대형 매장에 가서 1~2시간 동안 가능하면 많은 퍼터를 잡아보고 가장 안정감 있고, 마음이 편해지는 퍼터가 자신에게 최상의 퍼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폴 에이징어의 경우 프로숍 한구석에 박혀 있는 중고 퍼터로 효과를 봤다. 바로 ‘배꼽 퍼터’였는데 에이징어는 자신에게 맞도록 조정한 뒤 사용했다. 얼마 후 에이징어는 이 배꼽 퍼터로 2000년 소니오픈에서 우승했고, 1993년 이후 7년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고가의 퍼터가 꼭 좋은 퍼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퍼터를 고를 때 ‘심쿵 그립감’을 찾는 게 필요하다. 마음이 편해지는 퍼터를 잡게 되면 퍼팅의 절반을 성공한 셈이다. 퍼터를 구매할 때 인터넷 구입은 피하는 게 좋다. 심쿵 그립감을 전혀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은 브랜드의 제품이라도 퍼터마다 조금씩 느낌이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박인비의 경우 메이저 3연승을 함께했던 오디세이 세이버투스가 시즌 중 망가진 탓에 똑같은 제품을 다시 공수했다. 하지만 같은 제품이라도 스트로크를 했을 때 롤링감이 사뭇 달랐다. 결국 박인비는 자신과 궁합이 맞는 퍼터를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잠시 블레이드형 퍼터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만큼 자신과 맞는 그립감의 퍼터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왼쪽부터) ODYSSEY O-WORKS #1W, TAYLORMADE TP SOTO, CAIDO BABA CROWN ACE 1, PING SIGMA G KINLOCH, TITLELIST SCOTTY CAMERON SELECT NEWPORT 전통적인 일자형 블레이드 퍼터. 다양한 스트로크가 가능한 만큼 섬세한 컨트롤이 요구되는 상급자용 퍼터다.

초급자 말렛형, 중급자 단점 보완형, 상급자 멘털 아늑형

<스리 퍼트(Three Putt)는 없다>라는 책에는 ‘100타 정도 치는 골퍼들은 평균 42타, 72타를 치는 스크래치 골퍼들은 평균 31타의 퍼트를 한다’고 기술돼 있다. 또 ‘자신의 타수 중 42% 수준의 퍼팅 점유율이 최근 증가하면서 43%에 이르렀다’고 적시했다. 이 같은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퍼트가 골프 게임의 절반이라는 말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퍼터 제조사들은 개개인의 스펙과 스타일에 맞춰 보다 정교하고 완벽한 스트로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퍼트로 한 타라도 더 줄일 수 있도록 과학적·기능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셈이다. 퍼트에서 심리적인 요소가 결정적이라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찾는다면 퍼트는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

퍼터를 선택할 때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할까. 디자인, 스트로크 타입, 클럽 길이, 헤드 무게, 그립, 라이각과 로프트각 등을 꼽을 수 있다. 먼저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 디자인은 단순히 외관뿐 아니라 어드레스 시 안정감, 정렬의 편안함 등이 모두 포함된 요소다. 특히 초급자의 경우 퍼터를 선택할 때 디자인을 가장 중시해야 한다. 우원희 팀장은 “초보자에게는 반달 모양 등의 안정적인 말렛형을 추천한다. 일단 얼라인먼트가 편하다. 또 말렛형의 경우 묵직하기 때문에 쇼트 퍼팅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말렛형은 스위트 스폿이 커서 관용성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스트로크 타입은 스트레이트 투 스트레이트, 인 투 아웃, 아웃 투 인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인 투 아웃 곡선형의 경우 완만한 형과 가파른 형이 있다. 핑골프에서는 이런 특성을 고려해 유형별로 맞춤형 퍼터를 내놓았다. 직선과 곡선, 큰 곡선 세 가지 종류의 스티커를 붙여 판매하면서 골퍼들의 선택을 돕고 있다. 길제성 피터는 “센터 밸런스의 퍼터는 스트레이트 투 스트레이트로 치는 분들에게 적합하다. 토우 밸런스 퍼터의 경우 감으로 치는 분들이 주로 사용한다. 헤드의 무게감이 잘 느껴지기 때문에 감각이 좋은 골퍼들이 타이밍 맞추기가 수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TRUE-ROLL PUTTER 독특한 원통형 퍼터. 퍼트 시 백스핀이 발생하지 않아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볼 구름을 제공한다. 공이 조금 뒤에서 맞아도 헤드 페이스가 규칙적인 로프트 각을 유지해 미세한 오류를 줄여준다, CAIDO BABA CROWN ACE 2 왕관 모양을 연상시키는 퍼터. 무게중심을 뒤쪽으로 배분해 관성모멘트를 높였고, 밸런스 있는 무게 배분으로 스위트 스폿을 더욱 넓혔다.

카운터 밸런스 퍼터도 유행이다. 헤드나 그립, 샤프트 등 일정 부위에 추를 삽입해 무게 배분을 달리해서 관용성을 높인 퍼터다. 또 헤드와 샤프트를 연결하는 호젤 없이 일직선으로 뻗은 퍼터도 있다. 이런 퍼터의 경우 호젤이 있는 퍼터보다 헤드가 앞쪽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임팩트 시 헤드가 닫히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중급자의 경우 디자인을 기본적으로 본 뒤 단점 보완형 퍼터를 찾아야 한다. 롱 퍼팅과 쇼트 퍼팅 중 어떤 부분이 더 약한지 분석한 뒤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퍼터를 찾는 게 좋다. 상급자는 멘털 아늑형 퍼터를 찾아야 한다. 상급자들은 기술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심리적 요소가 결정적이다. 그래서 퍼터를 잡았을 때 멘털의 안정감과 아늑함을 줄 수 있는 퍼터를 찾아야 한다. 길제성 피터는 “상급자일수록 퍼터를 수집하는 경향이 있다. 기능 좋은 퍼터들이 많다고 하지만 결국 자신에게 가장 잘 맞았던 안정감 있는 퍼터로 돌아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맞춤형 퍼터를 찾는 게 퍼트의 첫걸음이다. 퍼트 기량 향상을 위한 다음 단계는 연습이다. 매일 10~20분 꾸준히 퍼트 연습을 한다면 퍼팅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 프로 골퍼들이 경기 전후로 반드시 연습 그린에 머무는 이유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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