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일에 연봉 1,400만 원 격차..연세대 중규직 논란

황대훈 기자 2017. 12. 1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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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입학금이 없어지고 수년째 동결된 등록금 때문에 대학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가운데 연세대학교가 인건비 줄이는 하나의 방편으로 앞으로 직원을 뽑을 때 '중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는 일은 같지만 임금, 처우가 확연히 다른 무늬만 정규직인 '중규직'. 논란과 파장이 예상됩니다. 황대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일하는 교직원 A씨의 올해 임금은 약 3600만원. 

같은 연차의 다른 직원들보다 1400만원 가까이 낮은 돈을 받습니다. 

입사할 때 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직'이 아닌, 단순 반복 업무만 담당하는 '운영직'으로 채용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일터에 나가보니, 담당하는 일은 관리직과 똑같았고, 학교 측은 운영직의 업무를 따로 구분해주지도 않았습니다. 

인터뷰: A씨 / 연세대 교직원 (운영직)

"하는 업무는 한 부서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을 나눠서 하고 있고요. 제 전임자 관리직군이 하던 일도 다 제가 맡아서 하고 있고, 다른 분들도. 

"업무에 조금도 차이가 없나?"

"아뇨. 없습니다."

연세대는 지난 3년간, A씨 같은 운영직 교직원을 140명 이상 채용했습니다. 

같은 기간 관리직 채용은 10명도 채 안 되는 수준.

사실상 모든 신입 직원을 운영직으로 뽑은 겁니다. 

운영직 직원들은 관리직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데다 임금 상승폭도 절반에 불과합니다. 

관리직들이 지급 받는 교통비도 받지 못합니다. 

'중규직'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정흥준 부연구위원 /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

"직무급 요소를 강화하자고 사회적 합의가 모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직무급제를 악용하고 다른 데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이 있죠. 이렇게 하면 누가 (직무급제를) 하겠어요. 많지 않아요, 이런 사례가. 많을 수가 없죠. 이건 잘못된 거니까…"

그나마 3년이 지나면 관리직으로 전환될 기회를 준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기존 관리직과 차이가 있습니다. 

학교 측은 최근 설명회에서 앞으로 모든 신입직원들을 운영직에 해당하는 9급 5호봉으로 채용하고, 운영직 출신들은 6급 관리직으로 전환되더라도, 호봉을 낮추기로 했습니다. 

등록금이 수년째 동결된 데다 입학금도 없어지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전환을 기대해 온 운영직들은 학교 측이 약속을 어긴 셈이라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B씨 / 연세대 교직원 (운영직)

"참담하죠. 부끄럽지 않을 만큼 정말 열심히 일을 했고 3년의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저분들이 받고 있는 대우를 나도 받을 수 있겠지 그런 생각을 당연히 (했었는데…)"

노조 측은 직원들이 3년 전 상생합의를 통해 호봉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이미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측이 신입직원 임금을 추가로 삭감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서기환 위원장 / 연세대학교 노동조합

"달리 말하면 3년의 수습을 이야기하는 거고 3년의 인턴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이건 말이 안 된다는 거죠, 저희는. 급여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만 애초에 조선시대 신분 나누듯이나누는 건 곤란하다. (학교 측 안은) 무늬만 통합이라는 거예요."

중규직 차별 문제가 심각한 만큼 연세대의 중규직 채용이 대학 사회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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