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크레인' 만든 건 하도급과 재하도급"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입력 2017. 12. 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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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업체 난립, 설해체 재하도급..AS도 재하도급

- 위험의 외주화, 하도급에 재하도급…구조적 위험 상존
- 관리 주체 명확하지 않고 위험성 내포한 작업환경 이뤄져
- 200여 영세업체 난립…일용직 형태로 작업 진행
- 품질 경쟁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검사 공공성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2월 11일 (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종국 (시민안전감시센터 대표)

◇ 정관용> 지난 주말 경기도 용인시에서 타워크레인이 또 쓰러져서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계속되는 타워크레인 사고 때문에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인데요. 왜 이런 사고가 계속 나는 건지 타워크레인 노동자로 10년 이상 일한 경력이 있는 분입니다. 시민안전감시센터의 박종국 대표 연결합니다. 박 대표님, 안녕하세요.

◆ 박종국>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난 주말 사고원인은 밝혀졌나요?

◆ 박종국> 지금 검경 합동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동안의 사고원인 중에서 제일 첫 번째가 워낙 노후된 장비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이번에 용인에서 쓰러진 것은 그렇게 노후된 건 아니라면서요?

◆ 박종국> 네. 그 장비에 대해서 단순하게 노후된 장비가 더 문제다 아니다하는 것은 좀 타워크레인 구조상 그게 정확한 말은 아니죠.

왜냐하면 신형 장비라 해도 중간에 노후된 볼트가 하나 끼어져 있으면 그것 하나 때문에 사고가 나기도 하니까. 오래된 장비도 좀 체계적으로 유지, 관리를 하는 업체들도 있죠.

나태한 업체들이 워낙 많다 보니까 장비를 임시로 빌려와서 거기다 꽂기도 하고 그런 업체들은 전혀 유지관리가 안 되죠. 그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박종국 대표 보시기에 지금 올해만 무려 6건의 사고로 17명이나 목숨을 잃었는데 타워크레인 사고가 이렇게 빈발하는 이유, 핵심원인이 뭐라고 보세요?

◆ 박종국> 최근 현장에 타워크레인 수요가 굉장히 많이 늘어나면서 그런 현상이 생기고요. 그러다 보니까 설해체 작업자들도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었고 이런 것들을 복합적으로 하고 검사 같은 것도 약간 소홀한 것 같고 복합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언급하실 때 영세업체라는 표현 쓰셨는데. 타워크레인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합니까?

◆ 박종국> 그렇죠. 한 2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대형 건설회사들이 대부분 다 소유를 했고 조종원도 채용하고 체계적으로 유지관리를 해 왔는데 전부 다 사회 분위기가 외주화로 되다 보니까 지금은 한 200여 개가 넘는 영세업체들이 난립하게 됐고 또 설해체에는 재하도급을 주고 또 AS도 재하도급을 주다 보니까 이렇다 보니까 관리 주체들이 명확해지지 않고 그런 어떤 위험성이 내포돼 있는 작업 환경이 이루어진 것이죠.

◇ 정관용> 하도급에 재하도급까지 가게 되면 결국 비용을 깎는 거죠?

◆ 박종국> 그렇죠. 5~6명만 데리고 개인사업자 면허 내서 다니는 설해체 사업주들은 임금도, 4대 보험도 줄 여력이 안 되니까 일용직 형태로 사람을 데리고 다니면서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죠.

◇ 정관용> 그러니까 그렇게 비용을 깎아버리니까 제대로 된 안전점검이나 안전교육 같은 것을 못하게 되는 거고.

◆ 박종국> 그렇죠. 장비 임대료도 20년 전 장비 임대료가 지금 유지되고 있으니까 영세한 업체들은 현장에서는 자꾸 신형 장비를 가지고 들어오라고 하니까 자구책으로 국내산이나 이런 유럽의 수입산 장비는 못 사고 가까운, 검증도 안 된 중국산 장비를 싸게 수입해서 현장에 꽂고 있고 작년 한 해 동안 약 1000대가 넘는 장비가 수입이 됐는데요. 그 중에 70%가 국제적으로 공인이 안 된 중국산 장비들이었죠.

◇ 정관용> 그래요? 그런데 설치하기 전에 품질이 괜찮은지 검사하는 과정이 다 있지 않습니까?

◆ 박종국> 지금 현재는 없습니다. 이미 설치하고 나서는 정비 검사를 내주게 되어 있기 때문에 뭔가 좀 검증을 할 수 있는 그런 장치가 있어야 되는데 국토교통부에서 한다고 하니까 좀 지켜봐야 될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1000대가 넘는 수입 중에 70%가 중국산인데 국제적으로 검증 안 된 업체라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그것을 세워가지고 이게 안전하게 버틸 수 있는지를 검사하는 기관도 없단 말입니까?

◆ 박종국> 그걸 세워가지고 국토교통부에서 지정한 민간 5개 검사 대행업자들이 설치를 하고 나서는 사후 검사를 하도록 되어 있는 상황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그게 최근에 나온 대책에 포함된 거예요? 과거에는 그런 검사도 아예 없었어요?

◆ 박종국> 아니요, 있었죠. 최근에 있는 게 아니고 과거에도 그렇게 되어 있는데 대행업체들이 그런 검사를 제대로 안 하고 봐주기식 검사가 많이 횡행하다 보니까.

그리고 검사를 하는 검사원들에 대한 전문성도 굉장히 부족하고. 그러니까 검사를 내주고 나서 다다음 날 한 달도 안 돼서 지금 사고가 또 나고 그러잖아요. 그런 것들은 검사대행업체들은 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한 현장을 꼼꼼하게 할 수 없어서 여러 현장을 해야 수지가 맞고 하다 보니까 검사수수료를 올려달라는 요청도 하고 있고요.

◇ 정관용> 영세업체가 검증이 안 된 중국산 타워크레인 들여다가 그리고 돈 얼마 안 주고 민간검사 대행업체가 봐주기 검사하고 이랬단 말씀이시죠?

◆ 박종국> 네.

◇ 정관용> 이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일 핵심적인 대책 뭐가 있어야 된다고 보십니까?

◆ 박종국> 이제 얼마 전에 정부에서 여러 가지 대책을 밝혀놨는데 노후된 장비에 대한 어떤 비파괴검사를 의무화한다거나 그리고 작업 절차를 잘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CCTV를 설치하거나 이렇게 했는데 그런 것들은 제가 보기에는 좀 사후약방문식이고…

일단은 장비를 체계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신형장비를 유도하게끔 하려면 수십 년 동안 지금 떨어져 있는 장비임대료를 가격경쟁력이 아닌 품질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유도를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업종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어떤 보수교육 같은 것도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고 검사에 대한 공공성을 확보해야 되는 게 가장 지금 시급한 상황입니다.

◇ 정관용> 장비임대료의 현실화 그리고 관련 노동자들에 대한 보수 교육 그리고 검사는 민간대행업체가 아니라 공공기관이 해야 한다 이 말씀이군요.

◆ 박종국> 네, 그리고 설해체 하러 다니는 분들의 등록을 좀 더 강화해서 정말로 인건비도 줄 수 없는 그런 설해체 업체들이 이 위험한 장비를 만지도록 하는 것도 제도적으로 보완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해서 앞으로는 사고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박종국>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시민안전감시센터 박종국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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