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번엔 美 국방장관 발언 오역보도.."국제적 망신" 비난

최종일 기자 2017. 12. 1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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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핵무장 선호한다'로 오역 보도..페리 前장관이 수정 요청..거센 비난
지난 9월에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 오역 보도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이 14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16.11.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연합뉴스가 또 미국 중요 인사 발언을 오역보도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엔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발언이다. 페리 전 장관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기사가 잘못됐다고 구체적 해명까지 하고 직접 수정을 요청하면서 국제적 망신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특파원 보도를 통해 지난 6일 오전 7시39분 내보낸 <페리 전 美국방 "北, 실전형 ICBM보유때까지 시험발사 안멈출 것">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페리 전 장관이 5일(한국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한국 또는 일본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며 "이들 나라가 독립적인 핵전력을 갖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보도 캡처

연합뉴스는 이어 "전직 국방부 장관이긴 하지만 미국 내에서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옹호하는 언급이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다"고 의미를 달았다.

하지만 이날 오후 10시11분에 페리 전 장관은 자신이 발언이 잘못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핵무장을 지지한 적이 없으며 핵무장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리 전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미국의 핵무기를 한국이나 일본에 다시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이것(미국의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것)이 이들 국가가 독자적으로 핵무장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페리 전 장관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이 쓴 기사는 'it is preferable to those countries getting an independent nuclear force' 로 된 문장을 오역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특파원은 it이 to 이하 문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인해 "이들 나라가 독립적인 핵전력을 갖는 것을 더 선호한다"로 번역했다. 그러나 페리 전 장관이 말한 it은 '한국과 일본에 미국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으로, 굳이 비교하자면 그것이 한국과 일본이 독자적 핵전력을 갖는 옵션보다는 낫다는 의미였다.

페리 전 장관의 항의 이후 연합뉴스 기사 내용은 국문판과 영문판 모두 수정됐다. 페리 전 장관은 연합뉴스 보도를 그대로 인용한 일부 매체들에 대해서도 불편한 감정을 표시했다.

연합뉴스가 미국 주요 인사 발언을 오역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17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긴 트윗 내용을 완전히 오역해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지난밤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나는 그에게 ‘로켓맨’이 무얼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I spoke with President Moon of Korea last night. Asked him how Rocket Man is doing.북한에선 주유하려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너무 유감이다.(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 Too bad!)"는 트윗을 남겼다.

이에 주유하기 위해 줄 선 것(gas line)을 가스 수송용 파이프라인(gas pipeline)이 건설되는 것으로 오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러시아에서 개최된 동방경제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가스관’을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한 것처럼 기사를 썼다"고 비판했다.

실제 연합뉴스는 해당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러시아 방문을 통해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사업 구상을 밝힌 부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는 해석을 담았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어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오역이 반복되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페리 전 장관의 말은 '나는 한국과 일본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나라가 독자적인 핵무기를 갖는 것 보다는 (차라리) 미국의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 낫다는 것'"이라며 연합뉴스 오역을 비판했다. 이어 진행자 김어준은 "보수주장을 옹호한 셈이 되는데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보냈다.

해당 오역 기사를 비판하는 유튜브 방송에는 "영어를 못하는 특파원이 만든 두번째 해프닝일까요. 아니면 프레임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의 과정일까요. 참 궁금하네." "악의적이다에 한표" 등의 댓글이 달렸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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