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여성 등단작가 '김명순'을, '김명순의 문학'을 재조명하다
[경향신문]
나혜석, 김원주(일엽)과 함께 근대문학 1세대 여성작가인 김명순(1896~1951)은 1917년 월간 종합지 <청춘>에 ‘의심의 소녀’가 당선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등단 여성작가가 됐다. 김명순의 작품 발표는 근대소설의 효시로 평가되는 이광수의 <무정>과 같은 시기에 이뤄져 근대여성문학사에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청춘>은 최남선이 창간해 주관하던 잡지로, 이광수가 김명순의 작품을 심사·추천했다.
1896년 평양 출신 김명순은 1911년 서울 진명여학교(진명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몇 차례 일본 유학을 다녀온 김명순은 “전형적인 신여성”으로서 문학과 음악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때 <창조>와 <폐허>의 동인으로 활동했다. 1925년엔 <매일신보>의 기자를 지내기도 했다. 1939년 일본으로 건너가 1951년 아오야마 뇌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명순의 작품집으로는 <생명의 과실>(1925년), <애인의 선물>(1929~1930 추정) 등이 있다. 소설 21편, 시 107편, 희곡 3편, 수필과 평론 18편 등이 있다. 김명순은 일찌기 근대 여성소설의 문을 연 주인공임에도, 또한 그가 활발한 문학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문단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김명순 등단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다시 살아나라, 김명순!’)가 오는 1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김명순의 삶과 문학성을 재조명하는 학술심포지엄이 열린다. 문학평론가인 송명희 부경대 명예교수가 기조발제를 하고, 서정자 초당대 명예교수가 논문을 발표한다. 이어 김명순 다큐멘터리 상영, 시낭송, 헌화의식 등이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여성문화예술기획이 주관하고, 여성가족부와 한국여기자협회, 성주재단이 후원한다. 여성문화예술기획 측은 “소설, 시, 희곡분야를 넘나드는 작가이자 기자, 번역가였던 김명순은 당시 많은 남성작가들의 혐오와 질시, 핍박의 대상이었다. 천재 작가였던 그는 나혜석, 김일엽과 동갑으로 뛰어난 문학성을 지녔지만 그간 문단 내에서 중요 인물로 평가받지는 못했다”면서 “이번 행사가 김명순의 삶을 조명하고 그의 문학성을 재평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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