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사고로 죽는 멸종위기 조류들..방지대책은?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황조롱이, 솔부엉이 등 멸종위기 새들이 건물에 부딪혀 죽는 사고가 끊이질 않자, 이를 막기 위한 법안이 제출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소음·진동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건축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야생 조류 충돌 방지법')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각각 '방음시설의 설치기준 등을 정하는 경우 조류의 충돌방지, 야생동물의 이동통로 확보 등 생태계 보호에 필요한 사항이 포함되도록 하여야 한다'는 조항(제40조에 제3항)과 '건축물의 외벽에 사용하는 마감재료에는 조류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는 조항(제52조에 제4항)이 신설됐다.
앞서 이용득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충돌로 인해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로 구조된 야생조류는 1만6720마리에 육박했다.
이 중 4146마리가 법정보호종(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국제적멸종위기종)이었다. 가장 많이 부딪혀 죽은 법정보호종은 솔부엉이, 황조롱이, 소쩍새, 수리부엉이, 새매, 참매, 큰오색딱따구리 등 7종으로 집계됐다. 구조된 야생조류 중 63.8%에 해당하는 1만678마리는 죽었다.
국립생태원도 이 의원에 제출한 '야생조류의 유리충돌' 자료에서 전국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가 파악한 조류충돌 구조개체 건수가 전체 발생 조류충돌건의 5.8%에 불과 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실질적 피해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조류충돌사고를 막기 위해 미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은 방지조치를 의무화하거나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현행법상 조류충돌 방지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용득 의원은 "유리건축물과 방음벽이 많아짐에 따라 조류충돌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새는 충돌에 매우 취약한데다 주요 피해 조류가 법정보호종인만큼 조류충돌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조류충돌방지법을 통해 방음벽 및 유리건물에 조류충돌방지 스티커 부착을 유도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만들고, 녹색건물인증 시 조류충돌 방지에 대한 항목을 추가하는 등 적극적으로 입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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