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경×이슈] 정보석 사고로 본 스타들의 '위험한' 야구

김동규 인턴기자 gyu@kyunghyang.com 2017. 12. 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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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보석은 지난 9일 인천의 한 구장에서 야구 경기 도중 안면에 부상을 입었다. 정보석이 속한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는 조빈이 단장으로 있는 연예인 야구단 ‘폴라베어스’와 TNS연예인야구 결승전을 치르고 있었다. 정보석은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고 공을 받아친 일반인 타자의 타구에 안면을 강타당했다. 지난 10일 새벽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정보석은 현재 위험한 상황은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 야구는 여러 사회인 야구와 마찬가지로 안전에 대한 시스템적인 문제를 적지 않게 내포하고 있었다. ‘스포츠경향’은 연예인 야구단의 사고 사례를 통해 그 해결책에 접근해 본다.

배우 정보석. 사진 경향DB

■연예인 야구단의 숨겨진 사고 백태

연예인 야구단에서 발생한 큰 부상은 비단 정보석의 경우가 처음은 아니었다.

먼저 연예인 야구단 ‘한’에 소속된 방송인 배칠수는 지난 2006년 12월 10일 야구 경기 도중 야구공에 안면을 맞아 눈썹 부위 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었다. 부상 직후 의식 불명에 빠진 배칠수가 다음 날이 돼서야 의식을 회복할 정도로 아찔한 사고였다. 당시 배칠수는 사고 8일 만에 방송에 복귀했지만 부상 부위가 시신경을 눌러 충혈이 지속되는 등 부작용으로 고통받았다.

지난 2013년 8월 7일 김성주 아나운서는 연예인 야구단 경기에서 다리 부상을 입고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깁스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도 MBC <아빠 어디가> 촬영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등 정상적인 활동에 이어갔다.

연예계 소문난 야구 마니아인 DJ DOC의 이하늘과 김창렬도 각각 2009년 9월 15일, 지난 9월 30일 야구 경기 도중 부상을 입었다. 이하늘은 KBS2 <천하무적 토요일-천하무적 야구단> 촬영 중 실족으로 우측 발목을 접질려 3주간 깁스를 한 상태로 활동했으며, 김창렬은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 소속으로 경기에 출전해 상대팀과 부딪혀 갈비뼈에 금이 갔다.

또한 지난 2016년 8월 연예인 야구단 ‘스마일’ 소속 개그맨 이정길이 야구 시합 도중 뜬공을 받다가 야구공에 눈을 맞아 해당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스마일’의 단장 이봉원도 지난 2월 24일 경기 도중 우측 종아리 뼈가 부러지는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스마일’ 단장 이봉원이 밝힌 연예인 야구의 문제점

코미디언 이봉원은 연예인 야구단 ‘스마일’의 단장 겸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보석이 최근 야구 경기 도중 부상을 입었는데 내가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 안다. 나도 지난 2월 경기 도중 무리해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다리를 접질려 전치 12주 부상을 입었다.”

다리에 박은 철심을 아직도 빼지 못한 큰 부상이었다. 큰 부상을 겪은 이봉원은 연예인 야구단의 잘못된 야구 습관을 지적했다.

“연예인은 프로 선수들이 아니다. 그래서 열정만 갖고 순간적으로 무리하면 사고가 나게 돼 있다. 대부분의 선수가 몸풀기 없이 시합에 바로 임한다. 내가 볼 때는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다. 근본적으로 운동을 할 때는 규정을 지켜야 하는데 연예인 야구단에는 이런 준비성이 결여돼 있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경우가 많다. 달리기 연습도 안 하고 워밍업도 없이 뛰다가 넘어지는 것이 부지기수다. 또한 아마추어들이 쓰는 경기장은 조명이 밝지 않다. 야간에 경기를 할 때는 반드시 높이 뜬공을 조심해야 하고, 베이스를 도는 연습도 꼭 선행해야 한다. 연습 없이 뛰다 급정거를 하게 되면 다리 부상으로 이어진다.”

하물며 준비된 프로 팀에서도 사고가 종종 난다. 이봉원은 아마추어 팀인 연예인 야구단에서 몸풀기 없이 경기에 돌입하는 것과 사전 연습이 부족한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계절에 따라 준비 운동의 정도를 달리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사실 겨울철에는 추워서 야구를 잘 안 하는데 동계 시즌에도 경기하는 팀이 있다. 겨울에는 야구를 하면 안 된다. 공 자체가 돌맹이와 같다. 만약 몸에 맞는다고 하면 원래의 몇 배 이상으로 데미지가 가해진다. 겨울에는 야구 경기를 삼갔으면 하는데 그대로 진행하는 팀들이 있어 걱정이 된다.”

부상을 입은 정보석에 대한 위로도 잊지 않았다.

“대부분의 야구인이 심하게 다쳤어도 부상이 회복되면 또 야구를 한다. 당시에는 쳐다도 안 보겠지만 완치하면 구장을 찾게 되더라. 정보석도 빨리 쾌차하길 바란다. 앞으로는 스스로 안전하게 야구를 하려고 주의할 것이다. 생각컨데 안전한 야구에 대한 캠페인까지 하고 다닐 것 같다.”

코미디언 이봉원. 사진 sidus HQ

■그곳에 앰뷸런스는 없었다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정보석의 부상 소식을 전한 가수 노현태는 “야구를 하다 보면 신발 끈에 걸려 넘어지고, 글러브 끝에 맞고 튕겨나온 공에 눈을 맞는 경우가 많다. 투수가 던진 속구에 눈을 맞고 뇌진탕을 일으킨 일반인 선수도 봤다”며 “잘 훈련된 프로 선수들도 다칠 수 있는데, 연예인 야구단 선수들은 준비운동도 제대로 안 한다. 게다가 매일 운동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순발력 자체도 둔해서 부상을 입게 된다. 또한 구장에 와서 그냥 시합만 뛰며 경기를 대충 하다보니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삼육패밀리야구장을 운영하는 ‘챔프베이스볼’ 양주열 대표는 “이봉원과 김창렬, 이하늘이 부상을 입는 모습을 지켜봤다. 연예인들은 잦은 부상으로 힘들어 하면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연예계 활동과 야구를 병행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대회가 아닌 평상시 경기는 앰뷸런스도 없고 응급조치 요원도 위치하고 있지 않다. 119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전했다.

연예인 야구단의 소홀한 사전 연습과 준비운동, 그리고 의료지원체계의 부재가 곧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동규 인턴기자 g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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