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에게 인색한 페더급의 '헤임달' 컵 스완슨

양형석 2017. 12. 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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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10일 UFN123 대회에서 무패 오르테가와 격돌, 또 한 번 신예 울리나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무패를 자랑하는 페더급 신성이 챔피언을 향한 길에서 강력한 문지기를 만난다.

UFC 페더급 공식랭킹 6위 브라이언 오르테가는 오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의 세이브 마트 센터에서 열리는 UFN123대회 메인이벤트에서 페더급 랭킹4위 컵 스완슨과 격돌한다. 오르테가의 생애 첫 메인이벤트 경기임과 동시에 UFC 데뷔 후 가장 높은 랭킹을 가진 상대와의 대결이다.

1991년생의 젊은 파이터 오르테가는 2014년 7월 UFC에 입성해 첫 경기가 무효 처리된 이후 내리 4연승을 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4연승 기간 동안 한 번의 판정도 없이 2KO와 2서브미션으로 전부 피니쉬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오르테가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전망이다. 상대가 떠오르는 신예에게 '참교육'을 해주며 페더급 상위권의 무서움을 가르쳐 주기로 유명한 스완슨이기 때문이다.

파죽의 6연승 달리다가 타이틀전 길목에서 뼈 아픈 연패

 스완슨은 좀처럼 상대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화끈한 경기를 펼쳐 격투팬들 사이에서 평판이 매우 높다.
ⓒ UFC.com
10대 시절 스완슨은 갱단과 어울려 범죄를 저지르다가 소년원에 복역하는 등 건실한 스포츠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생활을 했다. 하지만 소년원 출소 후 주짓수를 접하며 운동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격투 명가' 그랙 잭슨 아카데미에서 본격적으로 종합격투기를 수련했다. 2004년 프로 데뷔전에서 15초 만에 서브미션으로 패한 스완슨은 이후 내리 9연승을 달리며 2007년 WEC에 입성했다.

초창기의 스완슨은 다소 거칠고 투박한 파이터였고 22007년 12월 전 UFC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젠스 펄버에게 35초 서브미션 패, 2009년6월에는 조제 알도에게 8초 KO패를 당하며 과도기를 보냈다. WEC에서 6승3패라는 평범한 성적을 거두다가 UFC와 WEC의 합병으로 옥타곤으로 전장을 옮긴 스완슨은 UFC 데뷔전에서도 리카르도 라마스에게 2라운드 서브미션 패배를 당했다.

강자들을 상대로 당한 패배들은 설익은 스완슨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스완슨은 2012년1월 185cm의 장신 파이터 조지 루프를 시작으로 로스 피어슨, 찰스 올리베이라까지 3연속 KO승리를 거두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2013년2월에는 떠오르는 신예 더스틴 포이리에를 판정으로 잡아냈다.

데니스 시버, 제레미 스티븐스까지 차례로 제압하며 파죽의 6연승 행진을 달린 스완슨은 2014년 11월 전 라이트급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를 상대했다. 에드가마저 넘으면 타이틀 도전권을 얻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스완슨은 에드가를 상대로 5라운드 내내 레슬링에서 열세를 보이다가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넥 크랭크에 걸리며 패했다. 챔피언으로 향하는 첫 번째 기회가 막힌 셈이다.

스완슨은 2015년 4월 5연승을 달리던 신예 맥스 할러웨이를 상대했다. 하지만 떠오르는 신예에게 페더급 상위권의 무서움을 알려 주려던 스완슨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스완슨은 자신의 주전장이라 할 수 있는 타격전에서도 할러웨이에게 밀리다가 3라운드에 길로틴 초크를 당하며 생애 첫 연패에 빠졌다. 이 경기 후 턱과 팔에 골절상을 입은 스완슨은 1년의 공백을 가졌고 할러웨이는 타이틀 전선에 뛰어 들어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최두호도 넘지 못한 페더급의 강력한 수문장, 오르테가는 어떨까

 6연승을 달리던 스완슨(오른쪽)은 전 라이트급 챔피언 에드가를 만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 UFC.com
에드가와 할러웨이를 상대로 연패를 당한 스완슨은 페더급의 타이틀 전선에서 한 발 멀어졌지만 결코 위축되거나 실망하지 않았다. 부상 회복 후 하크란 디아스와 가와지리 타츠야를 상대로 연승을 거둔 스완슨은 작년 12월 데이나 화이트 대표에게 극찬을 받은 무서운 신예의 도전을 수락했다. 바로 UFC 진출 후 3경기 연속 1라운드 KO승을 기록한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였다.

스완슨은 타격이 주무기인 최두호와의 난타전을 피하지 않았고 두 선수는 15분 동안 엄청난 타격을 주고 받으며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스완슨은 2라운드에서 최두호의 연타를 맞고 그로기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무서운 속도로 회복해 최두호를 KO직전까지 몰고 가며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물론 한국팬들 입장에서는 최두호의 패배가 아쉬웠지만 스완슨과 최두호는 '2016년 올해의 경기'로 선정될 만큼 대단한 명승부를 연출했다.

지난 4월 코너 맥그리거의 연습상대 아르템 로보프를 판정으로 꺾으며 4연승 행진을 달린 스완슨은 다시 타이틀전을 간절히 희망했다. 하지만 4연승의 상대 중 상위랭커가 없었다는 이유로 타이틀 도전권은 에드가(부상 후 알도로 변경)에게 돌아갔고 스완슨은 또 한 번 떠오르는 신예 오르테가를 상대하게 됐다. 신성에게 페더급 상위권의 수준을 깨닫게 해줄지, 아니면 무서운 신예의 '챔피언 로드'에 발판이 될지 결정하게 될 경기다.

스완슨은 2008년부터 최근 10년 동안 WEC와 UFC를 거치며 14승5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스완슨에게 패배를 안겼던 5명의 선수는 모두 UFC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했거나 최소한 타이틀전을 치른 바 있다. 바꿔 말하면 스완슨의 벽을 넘지 못하는 선수는 타이틀에 가까이 갈 수 없다는 뜻이다. 올리베이라와 포이리에, 최두호 등이 스완슨을 넘지 못한 대표적인 신예 파이터들이다(물론 '코리안 좀비' 정찬성처럼 스완슨을 만나지 않고 타이틀전을 치른 경우도 있다).

영화 '토르'를 보면 아스가르드의 입구를 지키는 듬직한 수문장 헤임달이 등장한다. 그저 문이나 지키는 보초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헤임달은 대단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UFC 페더급에서는 '토르'의 헤임달처럼 스완슨이라는 강력한 선수가 타이틀로 가는 길목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무패의 신예 오르테가가 동갑내기 챔피언 할러웨이에게 도전하고 싶다면 반드시 스완슨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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