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지진이다"..진도 7 흔들림에 곳곳 '비명'

글·사진 박용근 기자 2017. 12. 7.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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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포항 지진 후 관심 높아진 임실군 ‘119안전체험관’ 가보니

5일 전북 119안전체험관을 방문한 정읍 북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지진체험장에서 대피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5일 전북 임실군 임실읍 ‘119안전체험관’을 초등학생 130여명이 찾았다. 영하 3도의 혹한에 손을 호호 불며 들어선 어린이들은 2층 지진체험관 앞에 마련된 의자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현용재 교관이 “어린이 여러분. 지진이 뭐예요?”라고 묻자, 어린이들은 “땅이 흔들리는 거요”라고 답했다. 현 교관은 “우리나라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지진이 나지만 약한 지진이어서 잘 느끼지 못할 뿐입니다”라며 지진 공부의 중요성과 3단계로 이뤄지는 체험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어린이들은 6명이 한 조가 돼 체험방에 입장했다. 첫 단계는 전진(前震)이었다. 주방의 전등이 흔들리고 바닥이 뒤틀렸다. 어린이들은 깜짝 놀라면서도 교관이 알려준 대로 대피로를 확보하기 위해 출입문을 열고 가스와 전기를 차단했다. 이어 진도 7의 본진(本震)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어린이들은 잽싸게 테이블 밑으로 기어 들어가 머리를 감싸고 대피했다. 30초간 흔들림이 끝나자 비로소 어린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미소를 머금었다.

정읍 북초등학교 고하은양(2학년)은 “말로만 듣던 지진을 실제로 체험해 보니 진짜 지진이 와도 잘 대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낮은 층에 살면 바로 뛰어나가 공터로 가고, 높은 층에서는 식탁이나 탁자 밑으로 들어가 머리를 보호하고 숨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날 체험관에는 학생들과 일반인 등 774명이 3차례에 걸쳐 지진 등 안전체험을 했다. 지난해 체험관을 다녀간 방문객은 12만6000명이었고, 올해는 15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전국에서 5번째로 문을 연 임실 ‘119안전체험관’은 전국 안전체험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10만㎡의 넓은 부지에 재난월드, 스릴월드, 안전마을, 물놀이안전 등 4개의 주제관을 갖췄다. 48개의 재난안전체험시설은 4D영상관과 챌린지 코스 위기탈출, 미취학아동 전용 어린이 안전마을 등 스토리텔링 체험장으로 꾸며져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이용할 수 있다. 전체 체험시간은 100분에 이른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곳은 지진체험장이다. 포항 지진 이후 학생들은 물론 직장인들의 관심이 커졌다. 김용균 운영주임은 “포항 지진 이후 지진체험을 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는데 직장인들의 관심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라면서 “내년도에 체험을 예약한 인원이 벌써 9만800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119안전체험관은 지진체험관을 확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는 전진과 본진까지만 체험할 수 있는데 여진도 느끼는 시설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김상곤 체험관장은 “체험인원이 매년 50%씩 급증해 회당 인원은 줄이되 시간과 코스는 늘려 질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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