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은 대통령, 항상 Yes 해야"..황당한 입사 서약서
<앵커>
한 무역 컨설팅 업체가 신입사원에게 황당한 서약서를 쓰도록 했습니다. 서약서 대부분이 납득이 안가지만 회장님을 대통령이자 아버지로 생각하라는 대목은 특히 이상하죠.
송성준 기자가 고발하겠습니다.
<기자>
한 무역 컨설팅 업체가 입사 시험 최종 합격자에게 내도록 한 서약서입니다. '성공을 위한 본인의 다짐'이라는 제목 아래 일곱 개 항의 서약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회장님 말씀에 항상 Yes 해야 하며, No라고 하면 안 된다', '회장님을 대통령이자 아버지이자 선생님으로 생각하고, 쓴소리를 들어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돼있습니다.
또 'Don't say anything, just follow me', 즉 '군소리 말고 따르라'는 회장님의 신조를 목숨같이 따르라고도 적어 놨습니다.
'휴일에도 늘 일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업무가 많을 때는 출근도 일찍 하고 퇴근도 늦게 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회사는 문제의 서약서에 대해 올해 초 한 신입사원이 회장과 면담하면서 자기 각오를 써서 서명한 것일 뿐 서약서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회사 관계자 : 지금 현재 들어오거나 입사를 한 사람한테 이 내용(서약서)을 받은 사실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글 위쪽을 보면 '상기 본인은 아래의 내용을 숙지하며 엄숙히 서약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회사의 해명처럼 한 신입사원이 스스로 적은 게 아니란 얘기입니다.
실제로 이 회사에 합격하고도 이 서약서 때문에 입사를 포기한 지원자도 있었습니다.
[지원자 부모 : (회사에서) 서약서를 쓰라고 해서 (제 아이가) 그걸 보고 그냥 포기하고 안 갔습니다.]
구직난에 내몰린 절박한 취업 준비생들을 상대로 맹목적 충성과 순종을 강요한 갑질 서약서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송성준 기자sjso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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