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MBC 수장으로 돌아온 최승호 "외압 막는 방패되겠다"

노도현 기자 2017. 12. 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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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MBC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율촌빌딩에 있는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로 최종면접을 보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2012년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파업에 참여했다가 MBC에서 해직당했던 최승호 뉴스타파 PD(56)가 MBC 신임 사장으로 결정됐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7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신임 사장 후보자 3인에 대한 최종면접을 거쳐 최 PD를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최 내정자의 사장 취임은 이날 저녁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다음은 이날 방문진 이사회 종료 직후 최 내정자와 기자들의 일문일답.

-소감이 어떤가.

=MBC가 너무 긴 세월 동안 어려운 과정을 겪었고 국민들께 많은 실망을 끼쳐드렸는데, 다시 MBC가 국민께 돌아가게 됐다. 제가 중요한 직무를 맡았는데 꼭 다시 국민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내일 노사가 합의문을 발표하고 해직자 복직을 선언한다. 그 다음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해직자 복직에 대해 회사의 대표로서 결정을 해야 한다. 또 앞으로 MBC를 이끌어갈 분들을 선임해 MBC의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중요한 일이다.

-아까 이진순 이사가 ‘너무 정부에 비판적이지 않겠느냐’는 비판이 있다는 페이스북 댓글을 소개했다.

=이사님들께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수십년동안 탐사보도 하면서 상식에 어긋나게 정파적인 입장에서 정부나 다른 곳을 비판해본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늘 저의 탐사보도를 통한 비판은 우리사회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에 집중돼 있었다. 정치적인 입장에서 과도하게 반대 측을 공격하기 위한 보도를 해온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해온 탐사보도들이 모두 사실로 밝혀져 오기도 했다. 사실과 달라서 수정해야 하는 건 없다. 앞으로도 공영방송 MBC의 방향은 언제나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쪽이다. 특정한 정파의 입장에 위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저는 보도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외압을 막는 방패로서의 역할을 하겠다. 이렇게 보도해라, 이거 보도해라 저거 보도해라 이런 얘기 절대로 안 하겠다. 내부 구성원들이 받을 수도 있는 압력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겠다.

-나머지 두 후보들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계획이 있나.

=이우호 후보의 아시아콘텐츠하이웨이 정책은 제가 가진 생각과도 비슷하다. 새로운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임흥식 후보의 콘텐츠 종합 계획 센터와 관련된 정책도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조직에 당장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방향은 충분히 공감한다.

-노조에 가까운 입장이다. 당장 자유한국당이 “MBC가 노영방송이 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구축해나가겠나.

=MBC 노조는 구성원들의 연합체로서 자율적 의지를 수렴해내는 중요한 조직체다. 늘 공정방송을 망치는 세력에 대해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대항하고 싸우는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임금 올려달라, 복지 늘려달라고 싸운 적이 없다. 제가 노조위원장일 때는 임금피크제를 노조가 했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모든 사람이고, 공영방송은 국민의 것이자 동시에 내 것이라는 그런 마음으로 일해왔다고 생각한다. MBC에서 노조는 다른 곳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

-이번 사장 후보자들도 모두 남자였다. 성평등 문제를 어떻게 개선하겠나.

=제가 1986년에 입사했는데 그 당시 PD 중에 여성 동료는 단 한 명이었다. 그 후 한참 동안 여성들이 입사를 못 해서 국장급이나 임원진을 할 수 있는 여성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로는 여성 사원들을 많이 뽑았다. 성평등 문제를 의식하면서 여성 인사들을 반드시 늘려나가겠다. 신입사원 채용 때도 반드시 여성 면접관이 참여하도록 하겠다.

-해직기간 동안 활동했던 뉴스타파를 떠나야 한다. 뉴스타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남은 동료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뉴스타파는 1급수, MBC는 상수도라고 생각한다. 상수도가 망가져 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보편적인 서비스를 하기 위해 MBC로 돌아가 상수도를 되살리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1급수의 역할을 계속 할 것이다. KBS를 그만두고 온 많은 기자들이 뉴스타파의 중추다. 뉴스타파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MBC 무단협 상태가 오래됐는데 단협은 언제 체결할 것인가

=노조와 협의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하겠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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