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檢, 언제까지 적폐수사만 할건가

조용석 2017. 12.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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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적폐청산 수사를 연내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 등 적폐수사에 대한 '데드라인'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과거청산에 매달리는 사이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적폐수사만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서초동 변호사는 "적폐수사가 시작한 이후 검찰이 다른 사건은 거의 들여다보지 않아 의뢰인들이 너무 궁금해 한다"고 푸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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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적폐청산 수사를 연내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 등 적폐수사에 대한 ‘데드라인’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꼽히는 문 총장은 수사 데드라인을 설정하게 되면 수사팀에 큰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검찰 내부 뿐 아니라 사회전체의 피로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적폐수사의 당위성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진보와 보수의 감정적 대립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적폐수사 대부분이 정부의 수사의뢰로 시작된 사실상 하명(下命)수사라는 점에서 검찰의 중립성을 의심받기 쉽다. 지난달 변창훈 검사의 자살로 검찰 내부 피로감도 상당하다.

문 총장이 “사회 전체가 한 가지 이슈에 오래 매달리는 것이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이 과거청산에 매달리는 사이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적폐수사만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서초동 변호사는 “적폐수사가 시작한 이후 검찰이 다른 사건은 거의 들여다보지 않아 의뢰인들이 너무 궁금해 한다”고 푸념한다.

문 총장이 “내년에는 민생사건 수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점은 반가운 부분이다. 국민을 정작 힘들 게 하는 것은 과거 정권의 적폐 때문이 아니라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본연의 임무는 특수수사가 아니라 일반 국민과 접한 형사수사라는 점을 문 총장도 수차례 강조해왔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검찰 수장인 문 총장은 검찰개혁, 검경수사권 조정 등 할 일이 많다. 지난 7월 취임식에서 문 총장은 직접 준비한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여러 정책 비전을 밝혔다. 하지만 적폐수사에 매달리는 사이 문 총장이 계획한 많은 것들이 뒤로 늦춰지는 분위기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이다. 문 총장도 벌써 5개월이 흘러 임기 약 4분의 1이 지나갔다. 문 총장이 검찰을 개혁할 적기를 놓친다면 검찰은 결국 외부에 의한 강제개혁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적폐수사만 매달리기엔 문 총장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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