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현실화하는 일본의 '미사일 군국주의'

박석원 입력 2017.12.06. 17:30 수정 2017.12.06. 23:16

일본이 최근 들어 잇따라 적극적인 공격이 가능한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 계획을 드러내는 등 미사일 능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JSM은 노르웨이가 개발 중인 미사일로, 해상의 함정을 공격하는 공대함(空對艦)과 지상을 공격하는 공대지(空對地)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적국의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에 그 기지를 공격하는 상황을 '자위(自衛)의 범위내'라며 헌법상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내년 예산안에 공격형 미사일 조사비 포함 계획

전수방위 원칙 위배 논란 예고

일본이 최근 들어 잇따라 적극적인 공격이 가능한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 계획을 드러내는 등 미사일 능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발 핵ㆍ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명분 삼아 이른바 일본의 ‘미사일 군국주의’ 야욕이 속속 구체화되는 형국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일본 평화헌법이 규정한 전수방위(專守防衛ㆍ방위만 한다) 원칙과 충돌하게 돼 일본 국내외 논란이 불가피하다. 당장 입헌민주당 등 야권이 “국익에 반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6일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당초 알려진 재즘-ER(JASSM-ER)뿐 아니라 조인트 스트라이크 미사일(JSM)에 대한 조사비 항목을 포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JSM은 노르웨이가 개발 중인 미사일로, 해상의 함정을 공격하는 공대함(空對艦)과 지상을 공격하는 공대지(空對地)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다. 사거리는 약 300㎞로, 일본 정부는 이 미사일을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에 탑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장거리 대함미사일(LRASM)도 조사비 항목이 예산안에 포함됐다. LRASM은 사거리가 1,000㎞에 달하며 위치정보나 전술 데이터 등 외부의 정보를 활용해 정밀한 목표물 타격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도입 추진 사실이 전날 공개된 ‘재즘-ER’의 경우 공대함과 공대지능력을 갖춘 순항미사일로, 사거리는 900㎞ 이상이다. 재즘-ER은 자위대 주력기인 F-15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미사일의 도입을 추진하면서 어느 미사일이든 외국함정이 낙도(외딴섬)에 접근하는 것을 막고 섬의 탈환작전을 수행할 능력을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재즘-ER과 JSM, LRASM이 도입되면 장거리 공대지 공격능력을 갖추게 돼 사실상 적기지공격능력을 보유하는 셈이 된다. 일종의 ‘원점타격’개념으로 북한에 접근하지 않고 동해 상공에서 북한내 미사일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교전권을 포기한 현행 일본헌법 9조(평화헌법 조항)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하는 전수방위 원칙과 배치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적국의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에 그 기지를 공격하는 상황을 ‘자위(自衛)의 범위내’라며 헌법상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적기지를 공격할 장비는 보유하지 않는다는 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상황을 빌미로 이 문제를 정면돌파하려는 움직임이 우익진영 주도로 가시화한 상태다. 적기지공격력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달 22일 참의원에서 “국민의 생명과 평화로운 삶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현실에 입각해 다양한 검토를 해나갈 책임이 있다”고 말해 ‘반성하지 않는 전범국’ 일본이 적기지 공격력을 보유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경계가 절실한 상황이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