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재정파탄 예산 저지못해 사죄"..당내 역풍 일듯

"힘 없어 허망·무기력하게 통과 바라봤다"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구교운 기자 = 자유한국당은 6일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이 통과된 데 대해 "국가 재정 파탄 예산안을 저지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며 자유시장경제를 수호했던 한국당이 이 가치를 지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이 통과된 본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이) 의석 수도 모자라고 힘도 없어 허망하고도 무기력하게 통과를 바라만 봤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국가 백년대계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이것만은 분명하게 요구하고 짚고 넘어가겠다"며 "17만4000명 공무원 증원에 대한 과학적 산출근거를 명확히 제출해야 한다. 향후 증원에 소요되는 정교한 추계를 비롯해 (재원) 조달계획에 대해 핑계대지 말고 신속하게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미래세대 부담으로 돌아갈 공무원연금 적자 해결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명쾌히 답하지 못하면 공무원 증원과 관련해 더 이상 단 한명도 추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황당한 예산인 민간기업에 최저임금을 보전한다는 망상을 2019년까지 끌고가선 절대 안된다"며 "무분별하게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책임을 국가전가하는 행태를 어떻게 용납하나. 카드깡 돌려막는 식의 재정운영은 국가부도로 끌고가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눈 앞의 이익 앞에 비굴하게 무릎 꿇은 국민의당에 엄중히 경고한다"며 "앞으로 닥칠 대한민국의 참혹한 재정위기는 사상 최악의 예산안을 뒷거래로 야합한 정치세력들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반드시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한국당은 전날(5일) 오후 8시20분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2시간 가까이 최종 대응방침을 논의하고 본회의 불참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법인세 인상이 통과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국회는 같은날 오후 9시55분쯤 본회의를 열어 법인세법 개정안과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중 법인세법은 재적의원 177명 중 찬성 133명, 반대 33명, 기권 11명으로 가결됐는데, 한국당 의원 116명이 모두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졌다면 재적 의원 293명에 찬성 133명, 반대 149명, 기권 11명으로 부결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날 한국당은 '무기력하게 통과를 바라봤다'고 평가했으나 본회의 불참 등과 관련해 전략 실패라는 비판이나 정우택 원내대표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지적 등 향후 당내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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