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꺾은 이세돌 '신의 한수' 확률은..구글도 감탄
이세돌 9단이 작년 3월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게 한 백78수가 0.007%의 확률을 뚫은 판단 끝에 나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구글코리아는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 대국 뒷얘기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알파고’를 언론에 공개했다. 다큐를 보면 이 9단의 4국 승리가 확정되자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 개발진은 판세를 결정한 백78수가 실제 나올 확률을 확인하고 혀를 내둘렀다.
딥마인드의 수석 연구원인 데이비드 실버 박사는 “이런 희박한 확률을 찾아낸 인간의 두뇌에 감탄했다. 진짜 신의 수였다”고 했다. 이 9단은 대국 뒤 백78수를 둔 배경에 관해 질문이 나오자 “그 수 외에는 둘 방법이 없었다. 둘 수밖에 없었던 수”라고 답했다.
이 9단의 1승에 대해 국내 빅데이터 전문가가 ‘일부러 져준 것’이라는 주장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학과 주임교수는 지난 1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만약 경기 결과대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다섯 경기 가운데 한 경기에서 알파고의 버그가 발생했다면 사고율이 20%라는 건데, 최첨단 인공지능에서는 도저히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라며 “구글 딥마인드 측은 다섯 번의 대국 가운데 네 번째 대국이 져주기에 가장 적당하다 판단했고 알파고 대신 돌을 놓은 아자황 박사에게 일부러 오답을 보내 알파고의 패배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 경영자(CEO) 등 알파고 개발진이 실제 “바보같이 질 수도 있다”며 대국 내내 긴장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이 9단과 접전이 치열했던 5국 막바지에 허사비스 CEO는 ‘알파고가 기권했다’는 실버 박사의 농담에 “쓰러질 뻔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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