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산업' 구경만 하는 정부.. 사료시장 70% 외국산이 장악
[동아일보]
최근 반려동물 프리미엄 사료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사람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품질을 갖춘 ‘휴먼 그레이드(Human Grade)’를 표방한 신제품 ‘더 리얼’을 선보이며 고객 초청 행사를 여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림펫푸드 제공 |
○ 해외시장 개척 지원책 절실
농촌진흥청,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2011년 2000억 원에서 올해 8019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26.3%의 높은 성장률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70%는 수입 사료가 장악하고 있다.
정부 등은 국산 제품이 중저가 중심인 반면 수입 제품은 프리미엄 중심이어서 상대적으로 외국산 수요가 많다고 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와 관련해 올 3월 ‘반려동물 집밥 만들기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국산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관련 업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최근 2, 3년 새 대기업이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사람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휴먼 그레이드(Human Grade)’를 내세운 제품도 나오는 등 국산 경쟁력도 충분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국내 업체가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규모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도 개척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2016년 반려동물 사료의 수입액은 2056억 원인 반면 수출액은 162억 원에 그쳤다. 이는 12.7배 차로, 반려동물 사료 시장의 무역 적자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반려동물 보호 및 관련 산업 육성 대책의 하나로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기술개발 연구와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기계, 정보기술(IT), 의료기기 등과 달리 반려동물 업종 차원의 해외 전시회 참여 지원 사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류춘열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애완동물관리전공 교수는 “중국, 동남아시아 해외 박람회에 공동 전시관을 개설하는 등 국내 업체의 국외 시장 개척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 “시장 성장에 발맞춰 법·제도 정비해야”
최근에는 반려동물 관련 새로운 시장 형성에 따른 의견 대립도 거세지고 있다. ‘펫 택시(Pet Taxi)’가 대표적이다. 버스나 택시 운전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근거해 반려동물을 이동용 가방에 넣지 않은 승객의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 반면 펫 택시는 운전사나 다른 승객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반려동물과 함께 탈 수 있다. 동물만 원하는 곳까지 옮겨주기도 한다. 서울시에만 10곳 넘는 업체가 성업 중이다.
택시업계는 “펫 택시가 자가용으로 대가를 받고 운송을 하므로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펫 택시 업체들은 “반려동물을 이동하는 비용만 받고 사람 탑승 비용은 받지 않으므로 불법이 아니다”고 반박한다.
규제가 개선돼도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업종도 있다. 반려동물 장묘업체는 혐오시설로 보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시설을 구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1월 말 현재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전국의 동물장묘업체는 24곳에 그치고 있다. 반면 매년 죽는 반려동물 수는 54만 마리로 추정된다. 시설이 수요에 크게 못 미치다 보니 사체를 임의로 땅에 묻거나 화장하는 반려동물 주인도 적지 않다.
지인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가 성장하는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반려동물 연관 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법과 제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창규 채널A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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