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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美 최초 '자궁 이식→출산'…"우리는 희망을 주고 싶다"

입력 : 2017-12-04 13:00:00 수정 : 2017-12-04 11: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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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으로 자궁이 없던 미국의 한 여성이 지난해 자궁 이식에 이어 최근 무사히 출산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현지 의학계에 큰 획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례는 미국에서 최초로 알려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타임지와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텍사스 주(州) 댈러스의 베일러 대학병원에서 앞선 11월, 한 여성이 아들을 출산했다. 개인 신상 보호를 이유로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그는 미국 의학계에서 자궁 이식을 거쳐 아기를 무사히 낳은 최초 여성으로 기록됐다.

자궁 이식 임상시험 중인 병원은 출산 여성을 포함, 지금까지 총 8명의 여성에게 혜택을 주려 노력했다. 1명은 임신한 상태며, 나머지 2명은 임신을 기다리고 있다. 4명은 자궁 이식은 성공했으나, 임신을 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베일러 대학병원 의료진이 태어난 아기를 안고 있다. 미국 타임지 홈페이지 캡처.


처음 있는 일에 미국 의학계가 흥분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무자궁증 뿐만 아니라 기타 질병으로 자궁을 적출한 여성들에게 희망을 안길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각각 4살, 6살 아이를 둔 기증자 테일러 실러(36)는 임신의 기쁨과 출산의 행복을 알기에 같은 경험을 누군가에게 나눠주고 싶었다고 자궁 기증 배경을 밝혔다.

수혜자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출산 성공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서 눈물이 흘렀다고 테일러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사는 동안 그 사람을 자주 떠올릴 것 같다”고 말했다.

테일러는 최소 3개월 이상 회복기간을 거쳐야 한다.

자궁 적출 5시간, 이식에 5시간 등 총 10시간이 걸리는 등 수술 난도도 높았다.

스웨덴 고텐버그의 한 대학병원에서 자궁 이식과 출산을 수차례 성공시키고 미국에 날아와 의료진을 이끈 요하네손 박사는 “처음 성공 사례를 만들었을 때의 기쁨이 아직도 크다”며 “해당 분야에서 좋은 일들이 더 많이 생겨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술에 참여한 여러 의사들은 아기가 태어난 순간을 떠올리며 “인생에서 가장 보람찬 순간이었다” “이런 경험은 해본 적 없었다” “시대가 참 많이 변한 것을 느낀다”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병원은 총 10명의 비용을 모두 부담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 기금 마련 운동 등으로 혜택받는 여성을 더 늘리고 싶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병원은 더 많은 기증자와 자선가가 나타나기만 바랄 뿐이다.

자궁 이식부터 출산까지 1명에게 들어가는 비용만 최대 50만달러(약 5억44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아있는 사람이 기증할 수도 있으며, 기증자로 등록된 고인에게서도 자궁을 적출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선거 시즌, 선심성 공약에 포함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여러 이유로 자궁 이식이 필요한 여성만 5만명에 달한다.

병원은 출산 만족에 그치지 않고 아기가 무사히 자라는지도 계속 지켜볼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우리는 수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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