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위가 시켜서.." 플린이 결국 입을 열었다.. 트럼프가 위기에 처했다

뉴욕/김덕한 특파원 2017. 12. 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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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측근 플린의 결정적 진술
러시아와 내통, 징역 5년 예상되자 특검과 형량 줄이는 협상 '플리바겐'
"쿠슈너 지시로 러시아 인사 만나"
백악관, 갑작스러운 자백에 당혹
특검 칼끝, 트럼프 사위·장남 향해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이 스캔들의 핵심 연루자로 꼽혀온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1일(현지 시각) 전격 기소했다.

플린은 특검 측과 '형량 감경 협상(플리바겐)'을 통해 지난해 12월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하라는 지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으로부터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특검팀이 백악관 핵심부를 정조준할 수 있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

특검팀에 기소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일(현지 시각) 워싱턴 연방 법원을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부터 러시아 정부 관계자와 접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왼쪽 작은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2일 헬기에 오르기 전 플린 기소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답하고 있는 모습. /AFP·UPI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 초대 NSC 보좌관이었던 플린은 올 초 연방수사국(FBI)에서 러시아 스캔들 관련 조사를 받을 당시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한 것에 대해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CNN 등은 보도했다. 플린은 워싱턴 외교가의 가장 위험한 인물로 꼽힌 키슬랴크 대사와 은밀히 접촉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가한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한 것이 드러나 지난 2월 취임 24일 만에 낙마했다.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폴 매너포트 전 선대위원장과 리처드 게이츠, 조지 파파도풀로스 등을 지난달 돈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한 데 이어 이날 트럼프의 이너서클 멤버였던 플린을 기소해 백악관 핵심부에 한발 더 다가섰다. 플린은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해 "작년 1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고위관계자가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해 백악관을 당혹스럽게 했다.

NBC, CNN 등 미국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플린이 고위 인사로 지목한 사람은 쿠슈너였다"고 보도했다.

플린이 이런 진술을 한 데 대해 그가 기소된 혐의인 허위 진술이 징역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인 사법방해죄에 해당되기 때문에 형량을 줄이기 위해 플리바겐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플린은 이날 공판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플리바겐에 나선 것에 대해 "가족과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 결과"라고 했다.

서로를 믿었을 때 - 지난해 10월 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마이클 플린 예비역 중장과 밝은 표정으로 서 있다. /AFP 연합뉴스

CNN은 플린은 더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한 미끼일 뿐, 뮬러 특검의 최종 목표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쿠슈너,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 로비스트와 만나 대러시아 제재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 등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당인 민주당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민간인의 외교정책 관여를 금지하는) '로건법'(Logan Act)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짓 진술에 의한 사법방해죄에 해당될 뿐만 아니라 인수위 당시 내정자 신분이던 플린이 러시아 대사와 접촉해 외교 문제를 논의한 것 역시 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위터에 플린 기소에 관련한 글을 올리고 직접 방어에 나섰다. 그는 "정권 인수기에 플린이 한 행동들은 합법적이었으며 내가 플린을 해임한 것은 그가 부통령과 FBI에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플린은 이러한 거짓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자들과 만나서는 "드러난 것은 공모가 없다는 것이다. 절대로 공모는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기쁘다"고도 했다.

플린의 기소 소식이 전해진 직후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트위터에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할지어다"라는 구약성경 구절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코미 전 FBI 국장은 지난 6월 상원에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에 대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단하라고 직접 요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플린 조사 중단 지시한 적 없어" 트럼프, 특검에 신경질적 반응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오전(현지 시각) 트위터에 "코미 국장에게 플린의 조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 "부정직하고 엉터리인 코미가 이끄는 FBI는 역사상 최악이었다"는 등의 글을 잇따라 올리며 특검 수사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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