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양보만 요구한 '남탓' 국회..4일 마지노선 지킬수 있을까
여야는 주말과 휴일 내내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했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2일까지 여야 3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회동 등을 거쳐 일부 쟁점에 대한 입장차는 좁혀놨지만, 절충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주말 협상 쟁점은 공무원 증원·최저임금 예산
붉은 원안 맨 위로부터 아래로 더불어민주당 10500명, 국민의당 9000명, 자유한국당 7000명의 숫자가 쓰여있다. |
정세균 국회의장이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합의 도출 무산으로 예산안 처리가 불발되자, 다음날 본회의 개의를 위한 `공휴일 본회의 개의에 관한 건`을 가결시키고 있다. |
2018년도 예산안의 법정 시한 처리가 불발된 2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정회되자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
◆법정시한 위반 놓고 책임공방
이튿날인 3일에는 원내지도부 차원의 직접 회동 대신 비공개 접촉을 통한 물밑조율만 진행됐다. 이에 따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교섭단체 간사로 구성된 소소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별도 회의를 열고 원내대표단에 협상을 일임한 핵심 쟁점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들에 대한 실무 심사작업을 마무리했다.
예산안 협상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와중에도 여야는 ‘네 탓 공방’을 멈추지 않았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 불발과 관련해 “주먹구구식 추계에 의한 정부·여당의 공무원 증원 요구는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지울 수 있으므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이제는 여당이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언론과의 통화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대통령 공약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면 무슨 협상이 되겠느냐”고 여당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여야 간사들이 3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예결위 소소위를 마친 뒤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자유한국당 김도읍, 국민의당 황주홍 간사. |
◆4일 처리도 불투명
여야는 일단 4일 오전 다시 3당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막판 협상을 시도한 뒤 오후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민주당 우원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별도로 조찬 회동을 하며 예산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국민의당을 우선 설득한 뒤 한국당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핵심쟁점을 놓고 워낙 여야 간 입장차가 큰 탓에 타협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이미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넘긴 탓에 여야를 협상장에 붙잡아 둘 동력이 상당 부분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기국회 회기 마감일인 9일이 새로운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여야가 정기국회 회기 안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여론의 역풍이 한층 거세질 수 있어서다. 예산안 외에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관련 법안 등 각종 민생·개혁 법안 처리가 절실하다는 점도 여야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청와대와 여당 내부에서 공무원 증원 1만명대는 확보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어 다른 방향으로 타협점을 찾고 있다”며 “예산안 외에 다른 현안도 많아서 12월 임시국회 소집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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