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따라죽지 못한 '미망인'?..국립국어원, 뜻풀이 손봤다

송원형 기자 2017. 12. 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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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그동안 남편을 잃은 여성을 일컫는 ‘미망인(未亡人)’이란 단어를 둘러싸고 “‘세상 떠난 사람(남편)을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란 뜻인 만큼 성차별적 단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있는 미망인의 뜻풀이를 수정하고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도 집어넣기로 했다.

국립국어원은 3일 현재 사용하는 말의 의미와 용법을 바꾸고 표제어를 추가·삭제한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 40건을 발표했다.

미망인은 ‘춘추좌씨전’의 ‘장공편(莊公篇)’에 나오는 말로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는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란 뜻으로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여자를 이르는 말’이었다. 이번에 국립국어원은 이 단어의 뜻을 ‘남편을 여읜 여자’로 수정했다. 또 ‘다른 사람이 당사자를 미망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례가 된다’는 각주도 달았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개사’, ‘기다래지다’, ‘이보십시오’ 등의 표제어를 추가했다. 개사는 노랫말을 고치거나 다시 짓다는 의미다. 기다래지다는 기다랗게 되다는 뜻으로 ‘거짓말을 한 피노키오의 코가 기다래졌다’로 쓸 수 있다. 듣는 사람을 부르는 말인 ‘이보십시오’가 표제어가 되면서 ‘이보세요’, ‘이보쇼’, ‘이보시게’, ‘이봅시오’, ‘이봐요’ 등도 표준어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올라오다’에는 ‘컴퓨터 통신망이나 인터넷 게시판 따위에 글이 게시되다’는 뜻이 추가됐다. 접두사 ‘기’에는 ‘그것이 이미 된', ‘그것을 이미 한’이란 뜻이 더해졌다.

그간 논쟁이 됐던 단어 발음도 수정됐다. 이에 따라 ‘효과’는 ‘효꽈’, ‘관건’은 ‘관껀’, ‘교과’는 ‘교꽈’로도 읽을 수 있게 됐다. 그간 ‘안깐힘’이란 발음만 인정됐던 ‘안간힘’은 ‘안간힘’으로도 발음할 수 있게 됐다. ‘순이익’ 발음엔 기존 ‘순니익’에 ‘수니익’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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