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러시아 게이트' 자백에 트럼프, 사법방해죄 인정 자충수

2017. 12. 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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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에서 유죄를 인정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생명을 위협하는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플린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인 2016년 12월에 세르게이 키슬랴크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만난 것과 관련해 연방수사국 수사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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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플린이 FBI에 거짓말해서 해임했다'
플린의 위법사실 인지하고도 코미에 압력넣은 것
"플린의 러시아 접촉은 쿠슈너 지시 따른 것"

[한겨레]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에서 유죄를 인정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생명을 위협하는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3일 백악관에선 상원의 감세법안 통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대 입법 성과를 올린 축하 분위기는 곧 사그라 들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기소된 플린 전 보좌관을 둘러싼 스캔들이 계속 폭발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트럼프 진영이 공모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느냐’는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을 향해 특검 수사가 점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먼저 헛발질을 했다. 그는 3일 아침 일찍 트위터에 “플린이 부통령과 연방수사국에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내가 해임했다. 그는 이 거짓말에 대해 양형거래(유죄를 인정하고 형량을 감형받는 것)을 했다. 인수위 기간 동안 그의 행동은 합법적었기 때문에 이는 수치이다. 나는 감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글을 올렸다. 플린이 합법적으로 행동했는데도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받으려 하는 것이 부끄럽다는 취지이다.

법조계에서는 플린이 연방수사국에 거짓말한 것을 트럼프가 알았다면, 사법방해죄에 해당된다는 지적이 즉각 나왔다. 당시 트럼프는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장에게 플린에 대한 수사를 철회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법무부 고위관리를 지낸 매튜 밀러는 트위터에서 “세상에! 그는 사법방해죄를 인정했다. 트럼프가 코미에게 그만두라고 요구할 때 플린이 연방수사국에 거짓말 한 것을 알았다면, 그건 사법방해죄 사건이다”라고 지적했다.

플린의 러시아 접촉이 트럼프 진영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정황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플린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인 2016년 12월에 세르게이 키슬랴크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만난 것과 관련해 연방수사국 수사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고 인정했다. 플린에 대한 기소장을 보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직 인수위 팀의 “매우 고위 인사의 지시로” 러시아 관리들은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언론들은 그 고위 인사가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라고 보도했다.

백악관 쪽은 플린이 러시아 관리들과 독자적으로 접촉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뉴욕타임스>는 이를 부인하는 트럼프 진영의 내부 문건들을 공개했다. 3일 이 신문이 보도한 트럼프 진영 내부의 한 이메일을 보면, 고위 보좌관이 러시아가 “미국 선거를 그에게 던져줬다”고 말한 것으로 나온다. 러시아가 트럼프에게 선거를 유리하게 만들어 줬다는 의미다. 백악관 쪽은 그 보좌관이 캐슬린 트로이아 맥팔랜드 전 부 안보보좌관이며, 맥팔랜드는 단지 민주당이 선거를 그런 식으로 묘사한다고 쓴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해명했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에게 “드러난 것은 공모가 없다는 것이다. 공모는 없다. 절대로 공모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기쁘다”라고 말했다. 공모가 없다는 그의 거듭된 부인은 오히려 절박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반증으로 비춰진다.

플린의 혐의는 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지만, 특검 쪽과 양형거래를 함으로써 6개월 복역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플린이 특검 쪽에 결정적인 증거와 증언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선거운동 진영에서 대외정책 보좌관을 지낸 조지 파라도풀로스도 특검에서 ‘연방수사국에 허위진술을 했다’고 인정하는 양형거래를 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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