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文 정부의 '세월호백서'에도 '참사원인' 안 담긴다

박동해 기자 2017. 12.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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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해경, 참사 관련 백서 작업 진행 중
"청산대상이 스스로 백서 만들어 평가"지적도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2017.11.16/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세월호참사를 기록한 정부 차원의 첫 '백서'가 애초 계획보다 연기된 내년 초 발간될 예정이다. 하지만 해양수산부가 작성 중인 세월호 종합백서에는 박근혜정부에서 논란이 됐던 '참사원인'에 대한 기술은 포함되지 않는다.

해양경찰청도 '구조실패'를 반성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백서 작성작업에 들어간다. 일각에서는 세월호참사의 '청산대상'인 해수부와 해경이 참사를 평가하고 기록하는 주체가 돼서는 안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일 백서집필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개발원)과 해양수산부(해수부) 등에 따르면 올해 연말쯤으로 예고됐던 세월호백서의 발간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선체조사가 마무리되는 2018년 3월 이후로 미뤄졌다.

해수부는 2014년 세월호참사 직후 백서를 만들기로 하고 개발원에 백성작성을 의뢰했다. 백서작성 예산도 이미 2015년 확보했으나 인양작업이 늦어지면서 미뤄졌다.

이후 지난 4월 해수부는 올해 안으로 백서작업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선체인양 이외에 사고원인과 책임자 처벌 등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논란이 일자 당시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이 큰 비용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이므로 기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사고원인 등 해수부가 밝힐 수 없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백서작성이 미뤄졌지만 '참사원인'이나 참사 당시 논란이 됐던 의혹들은 다뤄지지 않는다. 개발원 관계자는 "참사원인에 대한 내용은 개발원 차원에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사항"이라며 "다만 중앙해양안전심판원과 감사원에서 발표한 사고원인을 일부 인용해 기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참사 이후 상황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착오와 갈등을 기록해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취지(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에 이어 참사 당시 구조를 담당했던 해경도 구조작업에 실패했던 점을 반성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백서 작성 작업에 돌입했다.

해경은 지난 20일 박상춘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경비과장을 팀장으로 팀원 9명으로 구성된 '세월호백서 발간 TF(태스크포스)'를 조직했다. 해경이 작성하는 백서의 내용은 참사 당시 초동조치 및 구조대응 과정의 아쉬웠던 점, 이후 구조능력 강화 노력과 앞으로의 과제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백서작성 취지에 대해 "당시 사고대응에서 미흡했던 점을 반성하고 정확히 사실관계를 정리해 다시는 이런 재난이 되풀이되지 않는 거울로 삼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해경 관계자는 "참사 직후 관련된 매뉴얼 개선이나 훈련 등을 통해 당장 구조대응 능력 향상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이제야 백서발간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라며 "정권교체 등 정치적인 상항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밝혔다.

앞서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 작업을 진행하던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정부와 조사기간을 두고 갈등을 겪다가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한 채 해산했다.

정부 백서에 참사원인이 담기지 않음에 따라 이에 대한 기술은 현재 활동중인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보고서나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으로 구성된 제2기 특조위의 보고서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해수부와 해경이 참사에 대한 백서발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세월호참사의 책임을 지고 있으며 특조위의 진상규명 활동을 방해한 해수부와 해경이 백서작성의 주체가 돼서는 안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에 참가했었던 한 관계자는 "청산대상인 해경이나 해수부가 자신들의 잘못을 평가받기도 전에 스스로 세월호참사를 평가하겠다는 것부터가 잘못"이라며 "관련 작업은 현재 운영 중인 선체조사위원회와 이후 구성될 2기 특조위에서 진행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pot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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