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의 한국은 지금] 자리 양보해도 서서 가는 한국 엄마들.."아기가 울면 맘충"
그 후 한국 엄마들에게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자리에 앉기 힘든 이유와 그들을 바라보는 일부의 따가운 시선, 경험담 등이 전해져 엄마들을 만나봤다.
아기는 엄마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해 엄마가 자리에 앉으면 금세 울음을 터뜨린다. |
어린 자녀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한국 엄마들 역시 자리에 앉아 이용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의견은 시민들 배려가 부족해서가 아닌 아기가 짜증 부리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등 엄마들을 힘들게 하는 행동 때문으로, 그들은 아기를 달래기 위해 ▲‘공갈 젖꼭지’를 물리거나 ▲‘우유‘를 주고 이러한 노력에도 아기가 울음을 멈추지 않으면 ▲’아기를 안아서 달랜다‘고 말했다.
특히 대중교통에서는 아기가 울면 ▲‘주변의 눈치’와 ▲‘남에게 불편한 감정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힘들더라도 서서 이용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 실험으로 입증된 엄마들의 행동
일본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면 엄마들 행동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가 ‘엄마 행동에 따른 아기의 행동 변화’라는 주제로 실험을 진행했다.
또 아기가 발버둥 치는 등의 행동은 약 5분의 1로 줄었으며, 아기의 심장박동은 엄마가 걷기 시작하고 3초 후부터 서서히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가 의자에 앉자마자 심장박동이 다시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기를 안고 의자에 앉았을 때(파란색)와 아기를 안고 서 있을 때(빨간색) 아기가 우는 비율. 엄마가 아기를 품에 안을 때 우는 비율이 크게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자료= 일본 이화학연구소) |
반면 꼭 서서 이용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유모차를 이용하는 엄마들은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의자에 앉아 아기를 바라봤다.
한 여성에게 이유를 묻자 “아기가 잠들거나 얌전히 있으면 유모차에 태우는 게 편하다”며 "자는 아기를 품에 안으면 잠에서 깨 울기도 하고, 아기도 불편하지 않아서 칭얼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기는 어른들과 달리 불편, 불만 등의 감정을 바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문제는 유모차가 통행을 방해한다 점이다. 이들은 아기를 안고 있으면서도 유모차를 접어 보관하지 않았다. 접고 펴는 번거로움이나 접는 기능이 없어서 그런 듯하다.
한편 그들의 고생스러운 모습은 버스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다.
버스의 경우 ‘흔들림이 커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힘들고 위험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돌아왔는데, 간접체험을 위해 아령과 소지품으로 약 3kg 정도 되는 가방을 메고 이용해보니 불편이 뒤따랐다.
(참고 사진) 유모차에 접는 기능이 없으면 통행에 불편을 줄 수 있다. (사진= 일본 다마고 캡처) |
유모차를 들고 계단 내려가는 엄마들. "아이가 있으면 힘이 배로 든다"고 입을 모았다. 유모차 또는 가방에 아기용품이 더해져 성인남성이 들기에도 쉽지 않은 무게다. |
한편 얼마 전부터 이슈화돼 논쟁 중인 ‘맘충‘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서서 이용한다는 말이 나왔다.
‘맘충’은 상식 밖 예의 없는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아이 엄마를 비하해 부르는 말로, 이들은 “같은 여성이고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엄마들은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는 건 어쩔 도리가 없고, 아기가 울어서 맘충이라고 비난하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면서도 “아기가 울면 엄마는 더 초조하고 속상하다”는 속마음을 전했다.
이어 “아기를 달래기 위해 품에 안고 어르는 등 노력하지만 아기 울음을 그치게 하는 건 쉽지 않다”며 “그럴 때마다 가슴 졸이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댓글로도 전해진 엄마들 하소연(과한 내용 편집). "한국 엄마들도 대중교통에서 서서 가는 사람이 많다"고 주장한다. 실제 일주일간 돌아본 결과 다수 목격됐다. 그들은 '주변의 눈치'를 이유로 꼽았다. |
커뮤니티에 오른 아기엄마 모습. 사람들이 앉을 자리에 아이를 눕혀놨다. 이러한 행동이 다수를 욕되게 한다. (사진= 커뮤니티 캡처) |
엄마들은 “양보받으면 미안하면서도 기쁜 마음”이라며 “혼자 이용하거나 여건이 되면 되돌려주는 마음으로 자리를 양보한다”고 말했다.
지난 기사 많은 사람에게 공감받은 글. 편집 없이 가장 많은 공감이 이뤄진 부분의 캡처. 우리 사회에 인정과 배려하는 마음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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